발렌시아가 브랜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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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겨울, 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서 이색적인 캠페인 광고를 합니다. 일반적으로 패션 화보는 전문 모델이나 연예인들을 앞세우는데, 이 브랜드는 파리에 사는 실제 커플들의 모습을 화보로 만들었죠.
오늘 소개할 브랜드는 항상 파격적인 시도로 대중을 놀라게 만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입니다.
발렌시아가의 창립자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1917년 스페인의 휴양지 산 세바스티안에 처음 자신의 부티크를 오픈한 그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젊은 나이에 큰 성공을 거둡니다. 하지만 1937년 발생한 스페인 내란으로 인해 스페인에서의 명성을 뒤로하고, 파리에서 무명의 디자이너로 새로운 부티크를 열게 됩니다. 그리고 17세기 바로크 화가 벨라스케즈로부터 영감을 얻은 의상들로 개최한 파리에서의 첫 패션쇼 한 번으로 단숨에 유명 인사가 됩니다.
그 당시 크리스챤 디올의 뉴룩을 선두로 모든 디자이너들이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는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발렌시아가는 정반대의 루즈한 스타일의 원피스와 코쿤 실루엣의 코트로 파격적인 디자인을 선보였기 때문이죠.
그 이후 세계 각국 상류층 고객들의 끊이지 않는 주문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는, 점차 맞춤복이 기성복 수요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1968년 은퇴를 결심합니다.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의 은퇴 이후 방황하던 브랜드는 1997년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르가 합류하면서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는데요.
발렌시아가 특유의 풍성한 볼륨을 살리면서도, 트렌디 디자인으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알려진 보그 USA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를 사로잡았고, 그뿐만 아니라 케이트 모스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사랑을 받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발렌시아가의 스테디셀러 백 또한 게스키에르의 손에서 나오게 되는데요, 바로 ‘모터백’입니다. 특유의 쳐지는 형태와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순식간에 셀럽들의 ‘잇백’ 되었죠.
그러나 발렌시아가와 게스키에르의 역사는 2012년 게스키에르가 루이비통으로 떠나며 막을 내립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발렌시아가의 침체기가 시작되죠.
또다시 방황의 길을 걷던 발렌시아가는 드디어 ‘뎀나 바잘리아’를 만나며 세계에서 가장 ‘힙’한 브랜드로 거듭나게 됩니다.
바지로 입어도 될 만한 긴 소매 티셔츠로 유명한 하이엔드 스트릿 브랜드 ‘베트멍’의 수장이었던 그는, 이미 패션계에 한차례 파장을 가져왔었는데요. 난해함과 예술성의 경계에서 / 극과 극의 평가를 받던 바잘리아는 16FW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패션계의 트렌드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합니다.
창립자인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를 연상케 할 정도로 아방가르드한 디자인과 본인의 장기인 스포티한 스트릿룩을 믹스한 그의 컬렉션 아이템들은 대 히트를 치게 되는데, 대표적인 아이템이 바로 전 세계 스트릿 스니커 씬에 삭스 슈즈와 어글리 슈즈 열풍을 몰고 온 ‘스피드 러너’와 ‘트리플S’입니다. 100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임에도 출시 한 달 만에 품절되며 인기를 입증했죠. 이와 함께 매출은 스피드러너가 출시된 2016년에 전년도 24억 원에서 328억 원으로 급상승하며 발렌시아가의 부활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로고가 아닌 새로운 로고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는데요, 미국의 민주당 의원 버니 샌더스의 캠프에서 사용했던 로고를 패러디해 만든 발렌시아가의 물결 로고는 발렌시아가의 영한 이미지로의 변신에 큰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발렌시아가를 소유하고 있는 케어링 그룹은 그룹 안에서 발렌시아가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그 성공의 중심에는 밀레니얼 세대와 남성 고객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발렌시아가는 2019년 4월 발표한 수익 보고서에서 연 매출 10억 유로, 한화로 1조 원대 매출을 달성해 구찌, 생로랑에 이어 그룹 내 3위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발렌시아가’라는 브랜드를 한 단어로 얘기하면 ‘파격’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창립자인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부터 새로운 전성기를 가져온 게스키에르와 뎀나 바잘리아. 이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과를 거두었다는 데 있죠. 뎀나 바잘리아가 이끄는 발렌시아가는 최근까지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새로운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19FW 캠페인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메시지는 뎀나 바잘리아가 갖고 있는 철학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데요, 파리에 실제 거주하는 동성애, 이성애 커플들을 출연시켜 기존에 판타지스러웠던 패션 광고를 탈피해 젊은 사랑의 본질을 표현했습니다. 광고에서 보여준 출연자들의 노골적인 스킨십이 파격적으로 느껴지지만, 어쩌면 그것이 본질임을 광고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부정하기 어렵게 만들죠.
이렇듯 뎀나 바잘리아가 이끌고 있는 발렌시아가는 파격적인 새로움을 기대하게 만들고, 그것이 우리가 발렌시아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