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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기획서]를 보낸 10일 동안...

6월 16인생에서 잊지 못할 날이다

2018년 첫 책 <모든 나를 응원한다>를 내고

지금까지 부지런히  썼던 시간이

부질없지 않음을 선물 받은 날이니까.






1.

2018년 첫 책을 낸 이후로 글쓰기 책을 통해 독학하며 글을 썼다.

그러다 2019년에 브런치 작가가 되어 웬만하면 주 1회 연재했다.

브런치 메인에 글이 3번 뜨기도 했고,

다음 메인에도 여러 번 떴다

브런치에서 주관하는 한식 문화 이야기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 이면의 난

이렇게 쓰는 게 나을지

저렇게 쓰는 게 좋을지

갈필을 못 잡는 수많은 날을 보냈다.



아팠고, 괴로웠다.

슬럼프도 나를 자주 괴롭혔다.



[못할 거 같아. ]

[누가 알아준다고 이렇게 아등바등 쓰는 거지?]



어두운 질문은 수도 없이 나를 찾아왔다가 되돌아갔다.

괴로워도, 힘들어도, 그저 쓰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난 그저 살고 싶었다.

엄마이기 전에 나를 지켜내고 싶었다.




2.

한때는 책쓰기 수업을 받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나도 수업만 듣는다면

좀 더 빠른 길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텐데...

이렇게 골방에서 혼자 아등바등하지 않아도 될 텐데....


근데....

높은 비용은 그럴 엄두를 낼 수조차 없게 했다.


그저 난 혼자서 쓰고 읽고 고민해야 했다.




3.

저번 주 출간 기획서를 돌렸다.

1일째는

 (10군데 발송) 무던하게 지내며 기다리자 생각했고


2일째는

 (10군데 발송) 수시로 메일함을 들쳐보기 시작했고


3일째는

 (6군데 발송) 집착적으로 출판사 메일을 확보하고 출간 기획서를 송부했다.


4일째는

(15군데 발송) 더 집착적으로 메일함을 확인했고, 출간 기획서를 몇 군데에 더 발송했다.


출간 제안서를 보낸 이틀 차부터(6월 8일) 6월 15일까지 무기력하게 지냈다.

그저 누워 있다가, 울었고, 멍하니 있었다.

유튜브 대본도, 촬영도, 글쓰기도, 독서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계속 이러다간 안되겠다 싶었다.

오디오북이라도 녹음하며 다른 곳으로 생각을 돌리기로 했다.

무기력하게 있다 갑자기 울고, 멍하게 있는 내 모습이 싫었으니까.



어떻게든 마음을 다잡았으나,

무섭고 불안하고 슬픈 건 감당이 안 됐다.

실패의 화살이 내게 적중할 거란 생각이 나를 집어삼키려 했다.

거절 답신을 받고 수없이 상처받을 내 모습이 두려웠다.



수많은 거절에

비수 꽂힌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난 왜 이렇게 아등바등 힘들게 사는 거지]

[그저 평범하게 일하고 돈 벌고 아이 키우며 살아도 되는데...]



글쓰기를 몰랐던 과거의 내가 더 나았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4.

6월 16일이었다.

출판사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출간 기획서를 보내고 10일 만이었다.


한 곳은 메일로

한 곳은 대표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다.


전화 주신 대표님은 계약을 하자고 했다.

정말 꿈만 같았다!

10일간의 지옥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대표님과 통화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격이었다.


통화하면서도

대표님의 배려가 느껴졌다.



평소 내가 좋아하던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여줬다는 것 자체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대표님은 내 유튜브도 살펴보셨다.

무언갈 열심히 하려는 모습에서 더욱 호감이 갔다고.


그동안의 노력들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일들이 부질없는 게 아니었고,

방향을 잘못 잡은 게 아님을 깨닫자

감정이 벅차올랐다.


이 모든 것은 골방에서 혼자 머리 싸매며

하고 또 한 일이었으니까.



이제 남은 원고만 기간에 맞춰 부지런히 쓰는 일만 남았다.




5.

원고 작업하는 동안 유튜브 작업을 중단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에 1편은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10일에 하나든,

2주에 하나든,

3주에 하나든 올려보려 한다.


대신

자막은 최대한 생략!

편집은 러프하게!




6.

10일간의 지옥을 잊지 못할 것이다.

내내 기억해야지

초심을 잃을 때마다 들쳐보며 마음을 다잡아야지.







[덧 붙이는 말]

브런치에 글 쓰는 2년동안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 덕에 계속해서 쓸 수 있었습니다.

그 덕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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