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unas Sep 14. 2019

반려동물을 위한 독일 정육점 방문기

반려동물 생식 이야기


독일은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정치, 경제, 문화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이 선진화 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반려견 규율 제도와 이로 인해 오랫동안 정착되어 온 문화인데요.


그래서인지 이번 누나스 출장기간 동안 독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사람과 반려견의 너무나도 조화로운 삶의 방식이 그렇게 인상깊을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반려견을 위한 정육점 방문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라인강변에 자리잡은 인구 백만의 도시 쾰른으로 떠납니다.



아 물론, 떠나기 전 제 배를 채웁니다. 저는 독일의 빵을 매우 좋아합니다(...) 



겉은 바삭하고 질기면서 속은 부드럽고 고소한 빵 속에 각종 신선한 샐러드나 치즈, 살라미 들이 들어 있는 빵을 볼 때면 다 먹어치우고 싶... 네 이 정도로만 빵 예찬을 하도록 하겠습니다(에헴)



그렇다면 기차 안에서 먹은 빵과 초콜릿을!



기차를 타는 묘미는 항상 이런 것 아닌가요? 아무튼 제가 머물렀던 도시 뒤셀도르프에서 쾰른은 RB(레기오날반)이나 S반(에스반) 기차를 타고도 한시간 남짓 정도로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기차로 오전 일찍 이동했답니다.



1248년부터 약 600년에 걸쳐 완성된 고딕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쾰른대성당은 쾰른 중앙기차역을 나오자마자 격하게 반겨줍니다. 실제로 그 규모가 너무나 커서, 사진에 다 담기가 어려울 정도에요.



여튼 이 정도의 역사와 고유의 문화를 자랑하는, 또 동시에 가장 큰 게이 퍼레이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한 쾰른의 한 작은 거리로 가봅니다.



정말 전형적인 독일의 거리 거리 들을 걸으며 사람과 차 구경을 하는 재미는 참으로 쏠쏠합니다. 그러던 어느새 저 멀리 조그마한 간판이 보입니다. (이 때부터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기 직전의 설렘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BARF BUTCHER DER METZGER FUER HUND UND KATZ

Paulstrasse 6, 50676 Cologne, Germany 

https://goo.gl/maps/tLfPptqC3Z7FWKfn8



우선 BARF란,


*Biologically Appropriate Raw Food 의 줄임말로, 우리나라에서는 '생식' 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반려동물에게 적합한 고기, 동물의 뼈, 과일, 채소 등의 생식을 필수 영양소 비율에 기초하여 공급하는 식이요법을 말하는데, 이 BARF 생식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도 있고 집에서 홈메이드로 충분히 만들어 급여해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방문한 이 곳은, 바로 이런 BARF 에 기반한 생식 재료를 판매하는 오직 반려동물 들을 위한(고양이, 강아지) 정육점이에요.


*Metzger = 정육점


아직 한국엔 반려동물을 위한 생식이라는 것 자체도 아직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데 이런 반려동물 전용 정육점이라는 샵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인테리어도 정말로 깔끔해서, 누가 와도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위해 다진 고기 조금 사볼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해당 포스트에 올라온 모든 사진은 사장님께 사전 허락을 구한 후 진행되었습니다.



이 부분이 메인 부분입니다. 그날 그날 신선한 육류나 뼈, 다진고기 등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여기서 사장님과 상담 후 그램수를 재서 포장을 해갈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는 정육점과 정말 똑같고, 어쩌면 좀 더 청결하고 좀 더 비싸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이렇게나 귀여운 사장님의 반려견도 함께 가게를 지키고 있습니다. 워낙 독일은 반려견에 대한 교육이 잘 되어 있다 보니, (함부로 아무에게나 분양을 허용하지 않으며 동물헌법이 있는 곳이 독일입니다) 짖거나 큰 말썽을 피우는 반려견을 찾아보기가 좀처럼 힘이 들었는데, 이 아이 또한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물론 여기서는 BARF 생식만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 같은 경우에도 한국으로 생식을 가져올 수는 없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은 다양한 습식, 건식 사료들과 간식을 구매했습니다. 

내부는 굉장히 아담한 사이즈이지만, 인테리어가 워낙 깔끔하고 배치를 잘 해놓은 덕에 상당히 다양한 제품들을 구경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건조된 뼈간식들도 있었고, 냉동된 다진고기들도 한 켠에서는 판매하고 있어서, 꼭 생고기를 사가지 않는 사람들도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음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누나스에서도 제작을 준비 고려하고 있는 것 중 구급박스가 있는데, 여기에서도 반려동물이 다쳤을 때 집에서 응급 처치를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용품과 약품을 넣어놓은 구급키트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반려견을 위한 직접 만든 목욕 비누도 한 켠에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100그램에 4,90유로이니 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성분표기를 보니, 코코넛오일, 팜오일,올리브오일, 카카오버터, 물, 라벤더오일, 알로에베라 등 정말 반려견에게 좋은 성분들로만 가득했습니다. (샴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참 많아서... 이건 지금은 참고 나중에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테라카니스는 누나스에서보 판매되고 있고, 이미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독일에서는 더욱 보편화되어 판매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어딜 가나 테라카니스를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도 프리미엄 급에 속하는 정도의 가격대와 브랜딩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사료들도 많았는데, 대부분이 동결건조나 저온드라이 등 원료를 최대한 영양소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방식의 건강한 사료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건사료가 더이상 키블보다는 원료 그대로를 볼 수 있는 건사료의 형태가 많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시 정육점의 본 메뉴로 돌아가보면, 여기에서는 다양한 원료의 믹스를 메뉴로 해서 판매하고 있었는데,

소고기믹스, 가금류믹스, 생선믹스 등 다양한 믹스 레시피를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더욱 더 간편하게 균형 잡힌 영양 생식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가격대는 키로당 3유로부터 8유로(한화 약 5천원~15천원 선)로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런 디테일에서 얼마나 이 가게에서 반려견과 소비자를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전 디테일 덕후니까요...)



사장님과 짧은 이야기들을 나누며 반려동물 생식 정육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던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국내에도 한 번 생겨보길 기대하며, 사람과 공생하며 사는 모든 지구상의 생명체가 존중받으며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저는 오늘도 바래봅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경기도 양주 애견운동장 네이처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