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돌이켜보면 10년은 길고도 긴 혹은 누군가에겐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나는 바뀐 게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상황이 좋으면서 싫다.
일을 시작으로 낡은 헌 칼을 갖기 위해 쏟은 열정과 시간들, 그 헌 칼을 갈아내기 위해 견뎌낸 인고의 시간들, 새 칼을 받아 비장하게 다시 전장으로 간 순간들, 그리고 영원히 날카로우며 예리할 줄 알았던 칼날이 무뎌지고, 날카로운 칼 보다 위험해 나를 다치게 만들었다.
애당초 내 것은 없었다. 중요한건 그 칼이 아니어도 나를 무뎌지지 않게 다듬어 내는 인간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