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요리. 1
이번 제주 프로젝트를 통해 몰입과 몰두를 넘어서서 온 마음을 다해 요리했다. 낯선 환경과 서울과 다른 물류 시스템, 인력배치, 공사, 짓궂은 날씨 등 많은 변수를 해결해 나가며 유난히 더운 여름을 보냈다.
우선 메뉴 구성에 앞서 제주의 기후를 보니 높은 지대서 자라는 채소들을 우선 생각했고, 척박한 땅에서 나오는 재료들을 찾아 구성했다. 원활한 공급을 위해 사시사철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서치하고 전통시장을 돌며 지속 가능한 메뉴개발을 위해 많은 데이터를 축적했다.
흔한 채소 만으로는 특별함이 없기에 한식을 처음 배울 때 공부하던 사찰음식에서 힌트를 찾았다. 채소와 발효. 약간의 변형을 통해 새로운 메뉴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아직은 비약하지만 지속 가능한 우리만의 반찬과 김치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일 년 전 메뉴 계획대로 모든 게 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만으로 큰 수확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음식에 대한 기준과 기본은 생각해 보니 결국 배려다. 개발의 시작 또한 배려에서 시작한다. 더 나은 요리도 중요하지만 모든 것에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게 다시 한번 지켜나가고 싶다. 음식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