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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스칸썬 Aug 24. 2023

엘에이, 쓰레기를 버리다.

미국, 넌 누구니?

미국드라마 속의 엄마.

1. 마트에서 닥치는 대로 카트에 넣어 장을 잔뜩 본다.

2. 튼튼해보이는 한아름 들고 주자장으로 간다.

3. 차 트렁크에 끄응 하고 장 본 종이봉투를 넣는다.


손잡이 없이 질긴 재질의 대문짝만 한 누런 종이백.

미국은 비닐백보다 종이봉투를 더 애정하는가.

폼 안나는 장바구니보다 시크해서 있어 보였다.


L.A 에서 한아름 안을 기회는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마트에서 유료 비닐백을 사서 담거나 카트 그대로 밀고 주차장으로 다이렉트는 마찬가지였다.

에코백 형태의 장바구니도 보이지 않았다.





이 정도가 눈에 딱 뜨이는 분리배출 마크

주택가 앞에는 미국드라마처럼 아기곰도 들어갈 법한 덩치 큰 색색깔 분리수거 쓰레기통이 서있다.

모인 쓰레기는 집채만한 차량이 와서 쓰레기를 비웠다.

분리하는 데 한참 공을 들이는 한국과 달리 명백한 재활용품과 누가 봐도 쓰레기인 폐기물 두 종류로 구분하면 끝.

주마다 쓰레기 정책은 너무나 다르다.


두가지로만 분리하다 보니 재활용품과 일반 쓰레기 구분은 엄격하다.

한국에서 스티로폴 안에 붙은 비닐, 비닐에 붙은 스트커, 종이박스에 붙은 운송스티커를 둘러싼 박스테이프 등등을 분리하면 한세월.

그에 비하면 눈에 보이는 심플구분은 참 편하겠다. 




다만 돈을 내고 구입하는 종량제 봉투나 음식물 쓰레기봉투 대신 적당히 분리한 쓰레기를 내놓으면 무상수거 한다.

배출 요일과 내용물을 구분해서 일몰 후 내놓은 배출물이나 종량제 봉투에 배출불가 표시된 빨간 빗금 스티커에 상처받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제품에 분리배출 마크가 의무적으로 보이지도 않았다.



생수인데 과일믹스 맛이다.

물은 물이되 과일향 물이라 신선하다.

아이들은 코를 막으며 끝까지 마셔도 물맛이 아니라고 야단들이다.

맹물만 생수로 알던 발상이 깨진다. 

마시다 보니 목이 마르면 달콤한 맛이 떠올라 절로 입을 다셨다.

생수통에도 분리배출 마크가 보인다.










빨대는 한국처럼 요구하기 전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커가는 만큼 가급적 빨대 사용은 끊어가고 있다.

(공항점 인 앤 아웃 햄버거 매장을 비롯한 햄버거 집들은 과도할 정도로 산처럼 쌓은 각종 소스를 셀프로 가져가도록 제공한다.

다만 오후만 되면 남아있는 것이 없지만 푸짐하게 쌓였을때 다양한 종류의 일회용 잼을 비롯한 소스들.)


이곳은 칙필레 버거. 여기 버거가 최고의 엄지척!
강남입점으로 핫한 이곳도 일회용품은 따로 비치.


한국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유료도 아니던 한참 전에도 미국 가정 내 싱크대 배수구에 연결된 음식물 분쇄기가 부러웠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싱크대에서 바로 연결되게 분쇄기를 설치하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말려서 양을 줄이거나 우리 집처럼 진공형 음식물쓰레기통을 흔히 쓴다. 

이번 방문한 미국 가정에서도 음식물 찌꺼기는 설거지하는 동안 싱크대에서 일정량 내려보내도 자체 분쇄가 가능했다. 

덩어리 진 음식물은 따로 있는 처리버튼으로 작동시켜 내려보냈다.

모여진 음식물은 일반쓰레기로 배출한다.

굳이 그릇에 말라붙은 음식물 찌꺼기에 시간 들여 불리고 박박 긁어모으는 품을 팔지 않는다.

애벌 설거지 이후 식기세척기는 당연한 식순이니 아이도 남편도 자기 먹은 그릇은 알아서 씻고 일어나면 끝.


비닐백 종류는 자연분해되는 재질이고 분리배출 마

크와 안내문구가 있다.

손에 느껴지는 촉감이나 디자인, 프린트는 한국 쇼핑봉투가 더 다양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미국 마트 봉투는 대체로 두텁고 거칠고 디자인도 별 호감이 생기지 않았다.

캐릭터나 특정 브랜드가 찍혀 돈내고도 굳이 제품과 세트로 구입하는 커버백조차 썩 질이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기술력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에 가급적 무해하게 자연분해되는 재질이라면 무게를 견디는 본연의 실용성에만 집중한 것이 아닐까.

지인은 비닐이 재활용되는 줄 처음 알았단다.






우리나라에서 쓰레기 문제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헤쳐 모여' 문제.

기껏 고생하며 분리시켜 배출했더니 한꺼번에 몽땅 모아서 수거해서 매립지로 나르는 웃픈 상황.

미국 역시 배출 이후 분리해서 처리하는 과정이 투입 대비 효과가 크지 않아서 적극적인 재활용품을 위한 분리배출을 권장하지 않는 걸까.


나쁜 두루마리 휴지가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던 때도 있었다.

식탁 위나 침실 머리맡에도 두루마리 휴지를 두었다.

요즘의 두루마리 휴지는 대부분 물에 녹는 재질 덕분에 화장실 휴지통이 사라지고 물에 녹는 비데형 휴지도 나왔다.

일반 티슈타입이나 물티슈는 종량제 쓰레기이고 물티슈 범람으로 물티슈도 자연분해되는 형태가 시급해 보인다. 


식당 냅킨은 어떨까.

하얀 냅킨에 눈에 안 보이는 득실득실한 형광증백제나 포름알데히드를 상상한다면, 선선히 천연펄프인 누런 냅킨 한 장(미국 냅킨 한 장은 무릎에 깔 수 있는 사이즈만큼 크다.)으로 해결한다.

(물티슈는 한국이 가장 애용하는 듯하다.)


우리나라도 지역에 따라 쓰레기 정책이 다르듯 미국도 쓰레기 배출방법이나 처리가 주마다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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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름의 꿈은 한국에선 이마트 배당 빅봉투로 이루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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