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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Jan 26. 2019

매일 배우는 여자의 속마음

유튜브 영상 리뷰 - 디에디트

나는 어렸을 때부터 배움에 대한 욕심이 많았다. 특히 억지로 하는 배움보다 내가 자발적으로 하는 배움에 욕심이 더 컸다. 인정받고 싶기도 하고 뭔갈 배울 때마다 안에 쌓이는 느낌을 좋아해서, 무엇을 배우든 하나라도 좀 더 알고 싶어 했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를 배우려는 욕심이 강했다. 사람들은 그런 내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왜 이렇게 배우는 걸 좋아해?”, “넌 그럼 그쪽으로 취업하는 거야?”, “배웠으니까 잘하겠네, 그럼 이것 좀 도와줘!”, “너는 다 할 줄 알잖아. 이것도 할 수 있지?”.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말을 들어왔지만, 매 번 부담스럽고 버겁다. 그냥 배우는 게 재미있고 즐거울 뿐인데, 나는 어째서 대단한 사람, 기대주가 되는 걸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배울 뿐, 도움이 되는 걸 배우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언젠간 써먹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하지만, 지금 당장 욕심을 갖기보다 하나하나 조금씩 가지 치는 것에 만족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째선지 나를 ‘고수'로 만든다. 뭔갈 배우고 있으면 무조건 잘하는 사람, 생산적인 사람, 알찬 사람이 되고, 심할 경우 관련 업무를 맡게 되기도 한다. “이건 네가 잘 아니까~”라는 말. 나에겐 부담스럽고 버겁다. 점점 당신의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만 같다. 당신이 원하는 레벨까지 배워야 할 것만 같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의무감을 갖고 하게 된다. 물론 이건 내 성격 탓도 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아직 이런 내 성향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배우는 걸 좋아하고, 일상 속 영감을 발견하는 데 즐거움을 느끼며, 좋아하는 분야를 넓히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 그런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같이 그 감정을 공유하고, 배움을 나누는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최근에 그런 사람을 찾았다. 그분은 나를 모르겠지만, 나는 그분을 알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었다. 미디어 스타트업 디에디트에서 일하고 계신 에디터 기은님이었다. 예전부터 디에디트의 콘텐츠를 즐겨봤는데, 최근 “매일 배우는 여자의 속마음”이라는 영상을 보며 에디터가 아닌 사람 ‘김기은'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영상의 주제는 에디터 기은이 주말 동안 무얼 하는지에 관한 거였다. 그녀는 주말 동안 2개의 독서모임을 한다. 한 곳은 순수하게 지적 인사이트를 얻기 위함이고, 한 곳은 독서를 즐기기 위해 간다고 한다. 또 그녀는 카피라이팅 수업을 듣기도 하고, 바리스타 교육을 받기도 하고, 기타를 배우기도 한다. 그녀는 뭐든 열심히, ‘배운다’. 그녀 또한 사람들로부터 비슷한 얘기를 듣곤 했다. 자신은 그저 배우는 게 좋고 안에 쌓이는 느낌을 좋아해서 나가는 건데, 사람들은 스펙을 쌓는다거나 취업을 한다고 여겨서 답답했다고 했다. 나도 그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IBRz2l_4IY

영상은 여기에 있어요 :D (출처 : 디에디트 라이프)


나 또한 매일 배우는 여자, 매일 배우고 싶어 하는 여자이기에, 에디터 기은의 말 한마디 한 마디 모두가 공감 갔다. 나도 그녀처럼 일상 속 좋은 문장을 기억해두었다가 적절한 곳에 사용할 때의 그 쾌감을 무척 좋아한다. 스펙을 쌓으려고 배우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사람일 뿐이고, 언제나 인정받을 순 없기에 늘 배우려고 노력하는 시도에서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 가끔 매일 배우는 것이 지칠 때가 있다. 그럴 땐 하던 일을 멈추고,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취미생활로 넘어간다.  


물론 에디터 기은과 내가 비슷한 배움을 하고 있지는 않다. 각자 다른 성향을 갖고 있고 관심사도 다르니까. 하지만 그녀가 배움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고, 가끔 사람들로부터 받는 말에 답답함을 느꼈던 경험을 보며 내가 그녀와 유대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에겐 별 거 아닌 영상일 수도 있지만, 내겐 그 어떤 영상보다 소중하고 기억에 남는, 해방감을 주는 영상이었다. 앞으로 디에디트를 더욱 애용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광고 같지만 헌정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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