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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정호 Jun 25. 2024

베트남 우기

지역마다 우기의 시기가 다르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에 한 번 신나게 내린 비가 낮과 저녁에 또 한 차례 내렸기 때문이다. 그제 저녁을 드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손님이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비를 흠뻑 맞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이제 베트남 남부는 온전한 우기에 들어선 것 같다.

시원한 바람과 촉촉한 도로가 우기에 돌입했음을 알려준다

방의 창과 문을 꼭꼭 잠그고 에어컨에 의지해야만 잠에 들 수 있었다. 아침에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면 마치 찜질방에 들어가는 듯한 더운 공기에 바로 등에 땀이 배어 샤워를 하고 바로 숙소를 뛰쳐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렇게 비가 오는 걸을 기대 했고 반가워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매장 밖으로 나와 비를 맞으면서도 배수관을 막는 낙엽들을 걷어 내면서도 차가운 비와 시원한 바람에 감사했다.

그런데 베트남 직원들은 시큰둥하다. 그저 '비가 왔구나' 또는 '으... 이제 우기가 또 시작되려나'라는 정도의 반응이다. 처음엔 베트남 사람들이 우기를 싫어하는 모습에 놀랐다. 나는 '이렇게 더운데 그나마 하루에 한두 번 비라도 내려 주어서 더운 기운을 몰아 주니 얼마나 고맙고 다행인가!'라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들에게 생활에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가 오는 것에 감사하기는커녕 곤혹스럽게 느끼는 듯하다.

이해가 간다.

퇴근길에 비가 오기라도 하면, 도로는 금방 빗물로 침수되어 오가지도 못하고 비 맞은 쥐모양으로 길가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비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만 한다. 지나가는 차량의 바퀴에서 내뱉는 구정물 물줄기에도 아무 말 못 하고 옷과 몸을 맡기어야 한다. 옷을 폼나게 입어도 한 방에 비에 바지건, 치마이건 다리 아래는 온통 진흙물에 더럽혀 지고 기분은 날아가 버린다. 집안에 창문이라도 열려 있다면 그날은 옷가지와 집기들을 모두 새로 정리해야 한다. 그러니 우기가 시작되면 외출 시 창문 등을 꼭꼭 닫아 놓아야만 하고, 집에 들어오면 환기 안 된 뜨거운 공기가 자신들을 맞는다. 기분 나쁜 일상임에 분명하다.

미안하지만 그래도 난 좋다. 이제 비가 오면 온도가 좀 내려가지 않을까? 땡볕 더위에서 비라도 내리면 갖고 있던 온갖 걱정과 스트레스가 쓸려 내려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비가 너무 강하지만 않으면 자전거로 비를 맞으면서 숙소로 달려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살펴보다 정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10여 년을 살면서도 관심이 없어서였을까? 그것도 몰랐나 싶다. 그저 남쪽에는 일 년 중 우기와 건기가 있고 북쪽에는 사계절이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Vinh Pear 홍보 사이트에서 베트남의 기후를 소개하는 내용을 살펴보니 베트남은 북부, 중부, 남부가 모두 우기가 있으며, 중부와 남부 우기의 시즌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하자면,

베트남의 기후는 지역별로 다르다. 베트남의 우기는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함에 따라 다르다.

북부 베트남(하노이, 하롱, 사파, 닌빈, 하장 등)은 특히 베트남의 우기기에는 절대 건조하지 않다. 강우량은 연중 다양하며, 9월부터 12월까지 가장 적은 강우량을 기록한다. 4월 말에는 소나기가 내리고 기온이 상승하여 우기가 도래한다. 하노이와 하롱베이의 우기는 보통 7월에 시작된다. 7월과 8월에는 가끔 열대 폭풍우와 급격한 강우로 인해 연안이 격렬한 타격을 받기도 한다.

중부지역(다낭, 호이안, 휴에, 냐짱, 다낭) 북부와 마찬가지로 연중 내내 간헐적인 폭우가 발생한다. 연중 가장 건조한 시기는 3월에서 4월이다. 다낭과 중부 고원 지역에서는 여름인 5월과 6월에 비가 시작되고 가끔 소나기가 오기도 한다. 7월부터 9월까지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며 10월에 감소한다. 반면 연안 도시 (다낭, 호이안, 냐짱)는 날씨가 반대이다. 3월부터 8월까지 비가 온다. 다낭 및 다른 연안의 우기는 9월부터 12월이다.

남부지역 (호찌민시, 메콩 델타, 푸꾸옥)은 베트남의 우기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이다. 3개 지역 중에서 가장 열대적인 남부 지역은 5월부터 10월까지 가장 긴 우기를 갖는다. 6월부터 8월까지 남부 베트남에서는 우기가 도래하며 습도는 약 80% 정도이다. 가장 많은 우기를 겪는 남부 베트남이지만, 기온은 좋다. 폭우는 일반적으로 낮 시간에 오며, 길게는 1~2시간 정도 지속된다. 또한 종일 비가 내리는 일은 드물다.

[ https://vinpearl.com/ 빈펄 웹 사이트 정리 인용 ]

아직도 중부와 북부는 온전한 우기가 도래하진 않았을 것이다. 먼저 내리는 비에 감사하며 시원하고 상쾌한 하루를 만끽해야겠다. 어젯밤에는 창문도 열어 놓고 자연공기와 에어컨 바람을 함께 맞으면 편히 잠이 들었고, 아침엔 도로 위에 남아 있는 맑은 물을 보면서 신선한 아침을 맞이했다.

이기지 못하면 즐기라고 했던가! 베트남에서 우기는 정말 즐기고 싶은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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