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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영구 May 26. 2021

#0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추운 날

[댕경X인영구] 인영으로부터

안녕 오빠. 오늘은 영하 팔 도래.

무척 추운데 햇빛은 쨍하다, 마치 여름날처럼.



갑자기 연락해서 메일을 주고받자고 해서 당황스러웠지? 나의 뜬금없는 제안을 수락해줘서 고마워.



우리 사실 굉장히 오래전부터 

둘이서 글을 쓰고 책을 내보자고 이야기했었잖아.


나는 우리가 굉장히 닮았다고 생각했어.

우리는 말보다 글이 편하고,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전하는 게 어색하고,

속상한 것들을 끙끙 앓다가 곪아 터지더라도 끌어안는 그런 것들이.



물론 다른 점도 엄청 많아.

나는 20대 중반, 오빠는 30대 초입.

나는 조금 외향적인 타입이지만 

오빠는 생각보다 내향적이고,

문과생과 이과생. 그리고 직장인과 프리랜서.

성별도, 성향도, 생활도, 직업도 완전히 다르지.



너무 닮았고, 너무 닮지 않은 우리가 하는 얘기들이

(어쩌면 누구나 하는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의 대화가 누구에게는 공감이,

누구에게는 위로가 되지 않을까?



우리가 앞으로 서로에게 어떤 메일을 보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우선 고맙다는 이야기를 보내.


아, 그리고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예전부터 내 글을 좋아해 줘서 고마워.

누군가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무척 감사한 일이야.

덕분에 꾸준히 글을 썼고 여기까지 온 것 같아.

앞으로도 열심히 쓸게!




오늘은 햇살이 무척 따사롭다.

이렇게 추운 날에 들어오는 햇빛은 뭐랄까,

왠지 사랑받는 기분이야.

아침부터 기분이 무척 좋아

오늘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오빠도 그랬으면 좋겠다.

앞으로 잘 부탁해!





2020.02.18.

인영으로부터





*

[아우어 레터는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INS.

댕경 @luvshine90                                    

인영구 @lovely___09                                  

지름길 @jireumgil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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