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Apr 15. 2022

익명의 사랑

너는 언제나 셀 수 없음 속에 지냈으면 했다.

하나 하나 기억하기 보다는 셀 수 없는 든든함으로

뭐든 헤쳐나갔으면 했으니까.

하나 하나에 흔들리고 아파하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까.

너의 섬세함으로, 너의 다정함으로 인해 네가 아픈 건 너무나도 속상한 일이야.

부러지기보다는 휘어질  아는 너의 둥금이, 누군가의 손에 꺾인 줄기의 직선이 만들어낸 곡선이라면 네가 꺾여  시간만큼이나 쓰라릴 것이다.

너의 기억에하나하나보다   없는 여럿이 있었으면 한다. 가능하다면  ,  명으로 나를 쪼개고 싶었다. 구름이 되어 낱낱한 입자들을 모두 보이면 네가 구름을 타고   있을까?

어느샌가 너의 눈에 밟혔다가 무언가 었다 생각되면 쓸쓸해질 너의 모습을 알고 싶지 않다. 네가 지나쳐 왔을 수많은 꽃잎들이,  스스로를 밟아왔을 사라짐들이  너에게 남지 않기를 바라는 이기심.

면면히 보이지 않아도 충분한 사랑이 너에게 닿았으면 하는 나의 고백. 나는 무수함으로 너에게 남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쓸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