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일하다 알게 된 여성과 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짝사랑하는 마음을 밝히면 끝나겠죠?"
한 남성의 고민이다.
짝사랑을 고백하는 것은 무척 어렵게 느껴진다.
고백이 불러올 파장이 두려운 것이다.
(6월 17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직장에서 알게 된 여자가 있다.
나이나 여러모로 나는 삼촌오빠 뻘이라 실제로 내가 남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
혼자 좋아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유연하게도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성인 용품 사용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술술 이야기가 풀렸다.
서로가 자기를 변태라며 속 시원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가 사용하는 용품을 세척하지 않고 팔라고 하면 관계가 끝나지 않을까.
5만 원 이하의 물건이지만 30 정도 예상하고 있다.
사연자는 소심하다.
더 심각한 것은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혼자서 모든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있으니 변수긔 여지가 없다.
아마 이대로 짝사랑으로 그칠 것이다.
짝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외줄 타기를 하는 것과 비슷한 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아슬아슬하다.
상대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 촉각이 곤두선다.
동시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을 숨겨야 해서 숨이 막힌다.
사연자는 이미 자신은 상대의 연인으로는 가망이 없다고 결정하고 있다.
나이 차가 여러모로 그냥 아는 지인으로 만족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과연 이 생각이 합당한 근거를 가진 판단일까.
아무튼 혼자서 생각하는 대로 생각 속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둘이 나눈 대화가 심상치 않다.
성과 관련해서 은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사연자의 시나리오에 파란이 일 수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아마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야기를 나누어서 상대가 긴장을 푼 것이라 결론지을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안전한 태도로 무심한 척하며 관계를 이어갈 것이다.
늘 조바심을 내면서도 결판을 내지 않는다.
관계가 끝나는 것보다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짝사랑은 한숨과 안심이 공존한다.
꼭 결판을 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