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돈>입니다.
영화와 현실 속에서 돈은 빠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돈 때문에 은행을 털고 사람을 죽이는 등 다양한 악행과 연결되어 있으며 정치가와 금융가 이야기는 필수로 등장합니다. 영화 <돈> 역시 증권가 이야기입니다.
영화 <돈>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딱 두 작품이 생각났습니다. <작전>과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아무리 봐도 두 작품의 짬뽕 냄새가 났지만 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둘 다 아직 너무 아껴서 보지를 않았거든요 ... 암튼 다른 분들도 이 영화들이 떠올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신 분들은 짬뽕인지 잡탕인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호감과 비호감 측면으로 나눠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금융 관련 영화를 생각해보면 항상 복잡한 용어들과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 상황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용어들이 나오면 멘붕의 상태로 영화를 관람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 <국가부도의 날>이 금융용어를 많이 사용해 관람객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돈>은 초반부에 몇몇 용어만 등장했고 빠르게 전개가 흘러갔습니다. 이 부분은 호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락적 영화였기 때문에 어지럽게 만드는 용어를 최대한 지양했으면 하는 입장이라 환영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스토리는 정말 쉬운 편입니다. 그냥 평범한 증권맨이 작전 세력에 편승해 부자 되고 나중에 뒤통수치는 뭐 그런 내용입니다. 너무 뻔해서 사실 재미없게 풀면 어떻게든 재미없게 수십 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은 뻔한 이야기를 스피디하고 나름 색다르게 보이게 하려고 여러 가지 장치를 사용했죠. 예를 들면 주인공이 너무 깊게 작전세력에 파고든다거나 하는 추리물 같은 느낌은 없습니다. 보통 주인공이 죽을 위기에 맞서서 파고드는 느낌의 영화들이 있는데 <돈>은 그렇게 무겁게 가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조폭, 정치계 인사의 모습이 등장하더라도 최소한으로 줄여 다른 영화와는 차별성을 보였습니다.
캐릭터의 사용
캐릭터의 사용이 괜찮았습니다. 유명한 배우들과 덜 유명한 배우들의 조합도 괜찮았고 서로의 역할에 누구나 보이는 선이 있었습니다. 신입을 보호한다고 상사가 심하게 나서지도 않았고 금감원 직원이 억지로 주인공을 잡는 느낌도 없었으며 영화적으로 오버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호감적인 측면은 후반부에 루즈해지면서 허점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선 류준열 님과 김재영 배우님은 영화 속에서 신입입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서 하는 행동을 보면 회사에서 경거망동에 안하무인이죠. 그래도 신입인데 아무리 많이 벌어도 저게 가능한지....
영화에서 유지태 배우님을 본다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돈>에서는 아닙니다. 저번 <사바하>부터 계속 <올드보이> 에버그린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왜일까요? 연기는 당연히 최고입니다. 카리스마도 외모도 그런데 계속 에버그린이 맴돌아요. 이건 나중 영화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 생각합니다.
처음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는 괜찮았습니다. 예고편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궁금증을 남겼죠. 하지만 마지막 내레이션은 갑자기 훅 착하게 끝내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안 그래도 후반부에 너무나 급한 느낌으로 전개가 흘러가는데 한 번 쓴 방법을 후반부에 다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감독이 마지막 부분에 자신이 없었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자면 영화 <돈>은 망작은 아닙니다. 관객 수도 괜찮은 편이었고 재미 요소들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저는 몇몇 요소들만 빼면 영화를 재밌게 봤고 앞으로 이런 스피디한 영화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