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나는 내 인생은
글 소재로 쓸 게 없다고 생각했다.
상처투성이의 삶,
누구에게도 자랑할 것 없는 날들.
그런데 글은 자꾸 내게 말해왔다.
“당신의 이야기를 써요.
당신의 삶은 풍성하고,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거예요.”
어느 날 새벽,
예배를 마치고
잠든 아내와 아이들을 피해
조용히 방으로 들어왔다.
데스크탑 앞에 앉아,
에어팟을 귀에 꽂았다.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다.
그 음악은 내 안의 오래된 문을 천천히 열었다.
그리고 나는 생전 처음으로 글을 쓰며 울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매형을 생각하며,
울고 있던 어린 나를 떠올리며—
글은 그 시절 억눌렸던 내 마음이
처음으로 소리 내어 울 수 있도록
조용히 옆에서 도와주고 있었다.
그때 글이 내게 이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동안 정말 수고했어요.”
“당신의 삶은 충분히 가치 있어요.”
그 순간,
글은 내 마음을 토닥이고,
내 어깨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그날 이후,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내 안의 눈물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내 마음 안에서
이런 말이 울려 퍼졌다.
“그래,
나의 인생도…
반짝거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