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며, 믿으며, 자라나는 나의 시간
글은 씨앗이다.
아주 작은 말씀 하나,
스쳐 지나간 생각 하나,
무심코 적은 메모 한 줄.
그것들이
내 마음이라는 흙에 떨어질 때,
나는 그것을 조용히 묻어둔다.
개인 카톡방에, 다이어리에,
열어둔 노트북 속 빈 창에.
그리고는 잊는다.
억지로 자라게 하지 않는다.
씨앗은 시간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모른 척, 일상을 산다.
그러다 어느 날,
그 씨앗이 문장이 되어
나를 먼저 찾아온다.
이제야 자랐다고,
준비되었다고 말하듯이.
그때서야 나는 그것을 조심스레 받아
한 편의 설교를 만들고,
한 편의 시를 쓰고,
한 편의 에세이를 꺼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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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씨앗은 저절로 자라지 않는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내면을 돌보는 시간이다.
나는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고,
묵상하고, 때로는 버틴다.
그렇지 않으면 내 게으름이,
내 무관심이 그 씨앗을 썩게 만든다.
어떤 날은,
시간이 나를 먼저 불러 세운다.
덜 익은 문장을 내보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과 자괴감이 마음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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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중요한 단계,
나의 글을 타인의 글과
절대 비교하지 않는 것.
좋은 부모는 자녀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듯,
나는 내 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그것이 내가 기대한
10퍼센트의 모습이든,
30퍼센트의 모습이든,
나는 그런 나를 감사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나는 성장하는 존재이고,
나를 완벽히 만족시킬 글은
평생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 순간순간의 나를
인정하고, 격려하고, 사랑하며,
더 나은 삶과 글을 향해
조용히 나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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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내 글을 사랑하는 것은,
부족한 내 존재를 사랑하는 연습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의 나, 오늘의 문장은
그 자체로 이미 자라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