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기타 같은 삶

조용한 변주로 하루를 연주하는 법

by 오승현





가끔은 하루하루가 비슷해서 지겹다.

그리고 그 비슷한 하루를 살아가는

내 모습조차 지겨울 때가 있다.


그럴 땐 시집을 읽고,

잠을 자고, 피아노를 치고,

어쿠스틱 기타를 잡는다.

혹은 조용히 산책을 나선다.


어느 날 새벽,

기타를 연습하다 문득 생각했다.


‘어쿠스틱 기타 안에는,

어쩌면 삶을 연주하는 방식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마음이 따뜻한 날엔,

아르페지오처럼

부드럽고 여유롭게 하루를 음미하고,


마음이 차가운 날엔,

스트로크처럼 강렬하고

박력 있게 하루를 뚫고 나간다.


그런데 가끔은 반대로 살아보면 어떨까.


마음이 따뜻한 날엔 스트로크처럼,

마음이 차가운 날엔 아르페지오처럼.


익숙한 감정을

살짝 비틀어 보기만 해도,

삶은 전혀 다른 변주가 된다.


감정의 결을 따라 기타를 연주하다 보면,

내 마음도 잔잔한 파도처럼 고요해진다..

그리고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이 생긴다.


하지만 때로는

그 결을 거슬러 보는 것도 좋다.

차가운 날엔 부드럽게,

고요한 날엔 박력 있게.


그렇게 삶에 변주를 더한다면,

조금 더 다채롭고 풍요로운

하루가 펼쳐질지도 모른다.


기타는 하나지만,

연주는 무한하다.

삶도 그렇다.







이전 27화다섯 해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