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뉴욕의 한 힘없고 가난한 근로자의 아빠가 있는 8세 소녀 버지니아 오핸론이 <뉴욕 선>지의 '질문과응답' 코너에 편지를 이렇게 보낸다.
"편집자님, 저는 여덞살이고, 버지니아라고 해요. 그런데 제 친구들이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말을 해요. 아빠는 "<뉴욕 선> 신문에 한번 물어 봐라. 그 신문에서 산타클로스가 있다면 그럼 있는 거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제발 솔직히 말해주세요. 산타클로스는 정말 있나요?"
이 질문에 같은 해 9월21일자 사설이다.
"버지니아에게, 네 친구들이 틀렸구나. 매사를 의심하기 좋아하는 이 시대의 회의주의에 영향을 받아서 그런거야.
눈으로 확인되지 않은 것은 믿지 않는 태도 말이지. 그래, 버지니아, 산타클로스는 있단다. 너를 에워싼 너그러운 마음과 남을 위한 희생정신이 네 삶에 가장 고귀한 아름다움과 기쁨을 선사한다는 것은 너도 알지? 이러한 훌륭한 정신이 분명 존재하는 것처럼 산타클로스도 존재하신단다.
아, 산타클로스가 없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따분할지...산타클로스를 붙잡기 위해서 너희 아빠에게 부탁해서 여러 사람들을 시켜 온 세상 굴뚝을 타고 내려 오시는 걸 혹시 보지 못한다 해도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산타클로스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산타클로스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증거 역시 없잖니? 세상에서 가장 진실한 것은 어린이의 눈에도 어른들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단다. 산타클로스가 없다고?
무슨 소리! 산타클로스는 살아 계시고 또 영원히 살아 계실거야. 앞으로도 수천년을 말이다. 아니, 지금부터 만년의 세월이 열번을 흐른 뒤에도 산타클로스는 여전히 어린이의 가슴을 밝혀주고 계실거란다."
지금의 언론 환경에선,
물어볼 이도 없고 언론도 거의 없다.
믿을 수 없기 때문이리라.
어린 소녀의 근로자 아빠는 실직 위기에 있을 때, 소녀가 믿을 만한 신문사에 산타클로스가 있는지 물어 본 것 같다. 지금의 시대는 실직을 늘 경험하고 산다. 심지어 노년이 되면 일거리는 사실 찾기도 쉽지 않다. 투자든, 다른 방식의 무언가를 찾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