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은 곧 발사다?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ㆍ저널 투자가
10여년 전 개봉한 영화, 그래비티(GRAVITY).
우주에서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는 항공 엔지니어 샤리프와 라이언. 그리고 조종사 맷은 관제센터로부터 긴급하게 대피 명령을 받는다.
결정론자 라플라스의 '우주의 모든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안다면, 우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무색케 할 정도의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영화는 좀 지나 이렇게 시작됐다.
여러 위기를 겪은 이들은 마침내 여자 주인공 라이언 스톤(샌드라 불럭)만이 남는다.
환영 속에 등장한 맷 코왈스키(조지 클루니)는 이 말을 라이언에게 남긴다.
"착륙은 곧 발사다."
그의 말을 곱씹으며 실행에 옮긴 라이언은 극적으로 생존하며 영화는 끝을 알린다.
그대로 위기 속에 편히 눈을 감으면, 나를 힘들게 할 누군가도 신경쓸 필요없고, 스트레스로 얼룩질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를 늘 겪는다. 이를 형상화 상징화된 영화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일이 해결되면 또 다른 일들이 어김없이 괴롭혀 오고 마는 삶이라는 존재 논리.
어느날 편히 눈 감을 날만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그래비티는 질문을 해왔다.
'진짜 착륙이 발사야?'
나에겐 착륙은 인내와 기다림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