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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윤영
Dec 01. 2024
'번아웃'이었을 때였다
이윤영 한국언론연구소 소장ㆍ저널투자가
번아웃이었을 때였던 날이 기억난다.
모든 게 허망했다.
내가 무엇때문에 왜 이리 열심히 살아왔는지부터 내 머리에 떠올랐다. 큰 유람선 타이타닉이 가라 앉아 버렸고, 간직한 여러 것도 지친 나에겐 의미 하나 없어 보였다.
나이 들어
이마
주름 마저
원숙해 보이는 타이타닉 영화 여주인공
로즈 드윗 뷰케이터에겐 오래 전 기억만이 남는다.
사랑을 잃은 값 비싼 목거리가 그녀 삶에 무슨 의미를 남겼을까. 영화 엔딩에서
그것마저 바다 속에 던져 버린다.
모든 게 지쳐 버린 나의 몸과 마음이 바다 밑으로 가라 앉는다. 여기 저기 쑤시고 아프며, 귀찮고 실리를 추구하는 현실 속에서 벗어나라는 손짓일지도 모른다.
가끔은 이기적이었지라도
주변을 걱정하며 헌신하며 살아 온 나, 아니 우리에게,
이젠 너를 위해 살라는 단호한 메시지가
번아웃으로 알려 왔다.
마지막 남은 욕망과 야망마저 수면 밑으로 가라 앉으며 사라져 갔다. 향하고 있는 것은 죽음뿐이다.
그래도 아직 불 태울 불씨를 어디선가 찾을 날을 기다리면서 지나온 아름다운 이들을 기억해 내도록 애써 보려 한다.
근대
사상가 칸트 등도 시간에 맞춰 걸으며 이를 극복했을 것이다. 그들이 앉았던 산책로 길가의 의자가 하나의 이런 암시를 남겼다.
사랑을 잃은
타이타닉의 로즈도 이러한 약속들을 지키려, 구조원에게 힘껏 호각을 불어댔다.
다시 한 번, 더 이상의 아름다웠던 기억들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약속의 보답임을 믿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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