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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Feb 16. 2024

완벽주의자를 위한 글쓰기 십계명

아니, 쓰다 보니 10개나 되긴 하네

주 5일 글쓰기 모임에 3개월째 출석 도장을 찍고 있다.

이 모임에서는 나의 글을 인증하고, 서로의 글에 관심을 표현하고, 타인의 글에서 영감도 얻는다.

비록 매일 쓰지는 못하더라도, 글쓰기를 같이한다는 것만으로도 따스한 위로와 성장의 자극이 되는 모임이다.


얼마 전 글쓰기 모임을 같이하고 있는 알레 작가님께서 쓰신 '초보 탈출을 위한 글쓰기 십계명'이라는 글을 보게 되었다.

https://brunch.co.kr/@alejjandro/537#comments

'오호라, 신선한데!' 글쓰기로 10가지 원칙을 세우시다니 대단하다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글은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되어, 글쓰기를 원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퍼뜨리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께서 글의 말미에 넣어 주신 '나만의 글쓰기 십계명' 숙제를 브런치를 통해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하여 '완벽주의자를 위한 글쓰기 십계명'!

나같이 실패할까 봐 두려워 시도조차 잘 못하는 완벽주의자 글린이 분들께, 글쓰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아래와 같이 공유해 본다.




[완벽주의자를 위한 글쓰기 십계명]


1. 그냥 일단 쓰자

너무 생각만 많이 하면 아무것도 못 쓴다. 

일단 떠오르는 생각들을, 종이나 화면에 단어 하나, 문장 한 꼭지라도 메모처럼 쓰기 시작하자.

쓰다 보면 한 줄이 세네 줄이 되고, 한 문단이 된다. 고민할 시간에 그냥 쓰자.


2. 완벽한 건

완벽주의자도 다 안다. 나도 세상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타고난 성향 때문에, 완벽하지 않은 내 글이 용납이 안되어 세상에 내보내기 싫어진다. (내 글만 쓰레기 같더라...)

그냥 나를 좀 봐주자. 나는 완벽주의자지만 내 글은 완벽보다는, 완성이 더 중요하다고 세뇌시켜 보자.


3. 긍정적인 사람들과 같이하기

나의 응원군을 확보하라. 글쓰기 모임도 좋고, 친구들도 좋고, 가족들도 괜찮다. 나의 글쓰기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수만 있다면.

개떡같이 써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나에게 긍정 에너지를 나누어주는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하라.

함께하면 오래 할 수 있다.


4. 글쓰기는 테크닉이 아닌 진정성

남들 글은 다 멋져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따라 쓰기도 해 보고, 글쓰기 교실도 갸웃거려 본다.

하지만 결국 글쓰기는 문장 기교보다는, 나만이 가진 진정성이 핵심 DNA이다.

진정성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끊임없이 나와 대화해 보자. 내가 가진 이야기를 끄집어내 보자.


5. 남들과 비교는 금물

글쓰기를 남들과 비교하는 순간 나의 글쓰기는 퇴색되어 버린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자극과 또 다른 영감을 받는 것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나의 글과 남의 글을 읽고, 내 글을 비하하거나 비교하지는 말아야 한다.

나는 오직 내가 글을 통해 조금씩 성찰하고 성장했는가 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6. 아님 말고

내 거지 같은 글을 내놓은 것이 두려운가? (나는 항상 두렵긴 하다만...)

누가 그러더라. 실패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뭐 어때? 아님 말고'라고 생각해 보자. 

아무 글도 쓰지 않는 것보다는, 이게 아니다 싶더라도 그냥 해보다가 나중에 아니다 싶으면 고치는 것이 낫다. 그럼 실패한 것이 아니라, 시도한 것이니깐.


7. 힘 빼고 쓰자

완벽주의자의 글쓰기는 항상 힘이 들어가 있다. (사실 내 얘기이다.) 

이 얘기도 해야 되고, 저 얘기도 해야 돼서 머릿속이 복잡하다. 게다가 하고 싶은 말은 엄청 강조해서 길고 진지하게 쓰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글쓰기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 부담스럽다. 나도, 독자도.

쉽사리 잘 되지는 않겠지만, 힘 빼고 유우~~~머 한 스푼 넣어보자.


8. 스스로를 칭찬해 주자

이것도 참 힘든 건데, 글을 쓴 나 자신을 칭찬해 보자.

칭찬에 인색하기로 둘째 가면 서러운 사람들이 바로 완벽주의자들이다. 하지만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그렇게 하랴. 

쓴 것 자체를, 나의 시도를, 기특하다 여기고 스스로 우쭈쭈 해주자.


9  글쓰기 목적을 떠올려보자

글을 쓰다 막혀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아니, 아주 많다)

이때마다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었는지, 목적과 동기를 다시 생각해 보자.

글쓰기는 내가 필요해서, 나에게 도움이 돼서 하는 것이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둬도 된다.

하지만 내 삶의 모든 순간에 글쓰기는 앞으로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 장담한다.


10. 오늘 하루 쓸 수 있음에 감사하라

글을 쓰고 싶어도 쉽게 쓰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분들도 많을 것이다. 두려워서건, 피치 못한 사정이 있건, 생업에 바쁘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는 한걸음 세상을 향해 내디딘 것이고,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유, 원래 힘 빼고 적당히 십계명 제목만 적다가 끝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는 완벽주의자라, 제목만 적기 아쉽고 허전해 굳이 설명까지 달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나만의 십계명을 쓰다 보니 몇 가지를 느끼고 발견하게 된다.

아, 10개 만들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다행히 10개 넘게 생각났네

쓰다 보니 나 지독한 완벽주의자 맞는구나

나에게 평소 해주고 싶던 이야기인 것 같다

나와 내 글은, 이 자체로도 괜찮아, 걱정하지 마


나 자신의 높은 기준과의 싸움을 항상 벌이고 있는 완벽주의자 분들을 이 글을 빌어 응원해 본다.

그리고 아직 완벽하지 않아 쓰지 못한 글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는, '괜찮다, 한번 해보시라' 메시지를 보내본다.


누군가의 라이킷과 댓글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고,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이 생겼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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