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세탁소 <두 손, 너에게 (Feat. 최백호)>
몇 해 전, 출근길 버스 안에서 우연히 이 노래를 듣고 남몰래 훌쩍거린 적이 있다.
원하던 진로대로 취직을 하고 커리어를 쌓아 나가던 중이었음에도
늘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른 길로 빠지고 있는 건 아닌지 채찍질하며
나 자신에게 박하게 굴던 때였다.
아무리 갈고닦아도 미래는 불투명했고 사람들과의 관계는 내 맘 같지 않았다.
어쩌면 내 열쇠를 내가 쥐고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고,
나를 단념하던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런 내게 아래의 가사 몇 줄은 너무나 큰 위로였다.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 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캄캄한 우주 속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아서 눈을 깜박이는 넌 아주 아름답단다.
오늘 출근길, 내 플레이리스트를 랜덤으로 재생해두고 버스에 올라탔다.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요즘의 나는 나 자신을 검열하지 않는다.
미래는 늘 불투명한 것임을 당연하다 인정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마지못해 붙잡지도 않는다.
내 열쇠는 내가 쥐고 산다.
그래서일까? 처음 이 노래를 들었던 그날처럼 눈물이 나지 않았다.
다만 따뜻했고, 드디어 그날의 위로에게 대답할 수 있었다.
"네- 이젠 저도 알 것 같아요."라고.
# 501g <영감의 서재> 챌린지에 참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