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다가 새롭게 태어나는 말들이 있다.
여태껏 없었는데도 읽는 순간 무슨 뜻인지 알 것만 같은 말들.
"사랑히"가 그랬다.
이 노래의 가사를 쓴 아이유는 '사랑하다'를 '사랑히'라고 썼다.
아이유가 노랫말로 쓰기 전까지 세상에 '사랑히'라는 말은 없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봐도 '사랑히'라는 말이 없어 제 맘대로 '사랑해'를 검색해버리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사랑히'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단번에 알아차린다.
새롭게 태어난 말들은, 대부분 그렇게 써야만 하는 말이었다.
그래야만 온전히 마음이 전해지는 말이라서.
이미 있는 말들로는 전해지지 않는 마음이라서.
아이유는 이 노래를 노부부의 유언이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나기 전, 혼자 남을 배우자에게 전하는 마지막 편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마지막 러브레터를 쓰게 된다면 나 역시 이런 말들을 쓰고 싶다.
세상에 없던 말, 그러나 그는 알아들을 수 있는 말.
한 번도 한 적 없던 말, 하지만 이미 줄곧 해왔을 말.
몹시도 사랑히 적게 될 그런 말들 말이다.
- 501g <영감의 서재> 챌린지에 참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