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테라스는 옷이 주인공이 아닌 옷 가게였다.
기업가치가 무려 2조원에 달하는 무신사. 무신사에 입점된 브랜드는 언제나 날개 돋힌 듯 팔린다. 그 증거는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2030까지 ‘커버낫’, ‘디스이즈네버댓’ 등 국내 도매스틱 브랜드 옷과 아이템을 입고 다닌다.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진 무신사가 홍대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프라인 스토어를 열었다고 해서 다녀왔다.
애경빌딩 17층에 자리잡은 무신사 테라스, 그 첫 느낌은 ‘왜 이렇게 휑하지?’였다. 사이트만 봐도 수 십가지의 브랜드가 런칭된 쇼핑몰인데, 정작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옷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것이었다. 상상했을 때 옷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무신사 키친’이라고 불리우는 카페와, 전시공간, 그리고 라운지였다.
이날 방문했을 때는 브랜드 전시를 진행하기 위해서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나마 이 곳이 ‘패션을 다루는 곳’이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이었다. 과연 무신사는 이 넓은 공간을 무엇으로 채우려고 했을까.
무신사 테라스의 목적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부던히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직원들과 DP들을 바라보며 ‘브랜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기 위한 것이겠구나 싶었다. 이미 무신사는 패션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입점 브랜드와의 상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것이다. 여기서 무신사가 선택한 전략이 바로 ‘브랜드 경험’이 아니었을까.
브랜드별로 팝업스토어를 열 수도 있겠지만, 브랜드와 어울리는 전시와 공연들을 선사한다면 고객들은 해당 브랜드 그리고 무신사에 대한 ‘힙’한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이 넓디 넓은 공간에 옷을 진열하는데 쓰지 않고 비운 채로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일 것이다.
이를 보며 대림미술관이 떠올랐다.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던 예술을 대중과 가까이에 끌어당기기 위해서 ‘체험’이라는 요소를 사용했다는 점 때문이다. 아마도 무신사는 그 패션과 대중의 경계를 ‘체험’으로 허물고자 하는 전략이 있지 않았을까.
요즘 힙하다고 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들이 있다. ‘패션’, ‘루프탑’, 그리고 ‘엔터테인먼트’이다. 무신사테라스를 한 번이라도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 곳이 힙한 것들은 모두 다 갖추었다고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방문한 날은 아쉽게도 행사를 준비하는 중이었지만, 이 곳에서 쇼핑 페스티벌과 영화상영회 그리고 공연을 펼친다고한다.
가장 압도적인 것은 바로 홍대 시티뷰를 즐길 수 있는 테라스였다. 한 편으로는 남산타워가, 다른 한 편으로는 저 멀리 롯데타워까지 보이는 이 곳이야말로 그 어느 루프탑도 부럽지 않을만한 뷰를 볼 수 있다. 해질 녘 일몰과 야경과 함께 한다면 정말 멋진 하루의 마무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무신사는 자신들의 타겟에 대해서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으며, 어떤 공간을 만들어야 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알고 있다. 앞으로 패션 유통 커머스로 시작한 무신사가 패션을 매개로 어떻게 확장해 나갈지 기대가 된다.
Editor.브랜드텔러 박소영
instagram @porori_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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