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학 / 책비
자기 생각에 집착하니 뭘 원하는지 구구절절이 설명해 놓고 믿지 못해 계속 확인한다. (중략) 팀이 성과를 내려면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되 방법론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의 자율성이 허락되어야 한다. (중략) 위임을 연습해야 한다. 일을 제대로 시킨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어설픈 관리자는 일을 제대로 나눠서 적합한 팀원들에게 맡기지 못하기 때문에 두루두루 잘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반면, 좋은 관리자는 사람들이 무엇을 잘하는지를, 어떤 상황에서 성과를 내는지 찾아서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중략) 내가 그 사람의 강점을 못 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의 사람 보는 눈도 피드백해 보자.
조직 내에 갈등이 생기면 구성원 모두가 영향을 받고, 무엇보다 리더가 가장 곤란하다. 그러다 보니 무조건 갈등을 피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를 '방 안의 코끼리'라 표현한다. (중략) 리더는 신뢰를 관리해야지 인기를 관리해서는 안된다. 혹시 본인이 방 안의 코끼리는 아닌지도 한 번 생각해보자.
물론 어떤 일을 오래 하다 보면 경험이 생기고, 경험이 쌓이면 직관이 된다. 상사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부하보다 더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부하직원의 말을 중간에 끊으면서 무안을 주는 것은 옳지 않다. 당신이 맞을 수 있지만, 언젠가 당신이 틀렸을 때도 부하직원은 아무 말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29p
내가 팀장이 되었을 때, 어떤 팀을 만들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있다. 팀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그런 팀을 상상했다. 서로 업무적인 사안에 대해 치열하게 토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정답이 없는데 정답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사고하고 행동하였으며, 팀원의 의견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 분명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닌데, 마치 정답인양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일장연설을 펼친다. 설사 내 말이 맞다고 해도 다른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재수 없어 보일만한데, 난 분명 정답을 모르고 있다. 실력이 부족한 탓이다.
일련의 기간 동안 깨달은 것이라면 '때에 따라 빠른 결정과 책임으로 팀의 방향을 이끄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과 그리고 그때는 지금이라는 것이다.
평소에 누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자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아서 하겠지' 내버려 두거나 '왜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알아서 안 챙기지?' 하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으면 갈등을 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팀원과 소통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소통하지 않으면 갈등이 생기고, 갈등이 깊어지다 보면 그 갈등조차 외면하게 된다. 영원히 불편한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 생각해보니 사실 팀장-팀원의 관계는 불편한 사이가 맞다.(웃음)
더 불편해지지 않으려면 팀장에게는 '팀원에게 진심을 담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충분한 의사전달을 통해 비전을 명확하게 제시해주며 때에 따라 빠른 결정과 책임으로 팀의 입지를 다지는 역량'이 필요하다.
확실한 것은 이런 역량이 내게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자기반성과 비판, 잘못한 점을 지적만 하다가 끝날 것 같은 이 책은 다행히도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사실 책 초반부터 알려주는데, 자기반성의 시간이 깊고 오래 걸려서 이 사실을 깨닫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구조를 만들어라. 리더는 자기 부서의 구조(가로축)를 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체 회사의 구조 안에서 자기 부서가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 부서 내 각 세부 업무는 또한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세로축) 자유자재로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이해한 리더는 회사 전체의 성과를 생각하며 우선순위를 세우고 팀을 리드한다.
조직의 꿈을 머릿속에 그리는 것이 바로 심성 모형이다. 그 일의 결과물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자. 리더가 10분 고민하면 팀원의 반나절을 절약할 수 있다.
리더는 항상 팀원들에게 정보와 맥락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 말고도 많은 배움이 있는 책이다. 업무에 대한 동기를 이끌어 낼 때 외부 요인 세 가지와 내부 요인 세 가지를 적절하게 컨트롤해야 한다던지 하는 내용들이다.
내가 좋은 글을 수집하는 수집가가 아니라 변화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이젠 행동할 때다.
책에서 배운 것을 업무에 적용시키다 보면 분명 불편해진다. 책에서 나온 좋은 말은 작가의 경험과 환경에서 유용했던 배움이기 때문에 나의 업무와 환경과의 간극을 잘 조율해 나가야 한다. 이 또한 팀장의 역량일 것이다.
리더십에 대한 책을 읽다 보면 나에 대해 늘 부족함을 느낀다. 대체 저런 것을 다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기나 한 걸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조금만 고개를 들어보면 내 주변에도 대단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이내 깨닫는다. 그리고 교육과 배움이 부족했음을 느낀다.
팀장은 누구나 될 수 있다. 그러나 준비된 팀장은 아무나 될 수 없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하다. 준비는 못했지만, 대처는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되고 싶지 않았던 모습을 지닌 리더가 되기 싫다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변해야 한다.
출사표를 던지는는 제갈량 마냥 결연하고 비장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행동 습관이 변화는 게 18개월 이상 걸린다고도 하고 옛말에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도 하니 조금씩 변화하는(또는 하고 있기를 소망하는) 나에게도 변명거리가 생겼다.(웃음)
이렇게 어지러운 글을 쓴 이유는 조금씩이라도 성장할 나를 좀 더 응원해주고 싶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