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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율 Feb 17. 2020

감성의 끝에 서라

강신장, 황인원 지음 / 21세기북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새로운 것을 만날 때' 

활력과 행복의 호르몬인 '도파민'의 수치가 높아진다고 한다.


도파민 신경세포가 잠드는 것만으로 파킨슨병이 유발한다고 하니(관련기사)

새로운 것을 만난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년 중 며칠밖에 휴가를 쓸 수 없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것',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직장을 다니면서 

여행은커녕 내 집 주변, 내 회사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새로움'이란 거리가 먼 존재인 것일까? 

책 <감성의 끝에 서라>는 지금 일상에서 바로 새로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시인의 눈'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발견을 위한 진정한 항해는
새로운 풍경을 찾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는 데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 


위의 인용 문구처럼 

우리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굳이 새로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지 않아도 

일상을 새로운 여행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 정말 오랜만에 하늘에서 눈이 펑펑 내렸다. 

그 흰 눈을 보면서 혹시 교통상황이 먼저 걱정되지는 않는가? 

세상에 향한 감각이 무뎌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제는 잠든 감성을 깨워야 할 때다.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책 <감성의 끝에 서라>



감성에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은 

일상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줄 안다. 

그리고 그 발견한 새로움으로 다른 사람의 도파민까지도 자극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감성에 끝에 서 있는 사람은 '예술가'일 것이다. 

우리는 음악을 통해, 그림을 통해, 영화를 통해, 문학을 통해 

그들의 예리한 감각을 간접 체험하고 때로는 마음의 감동을 얻는다. 


특히 '시인'들은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일상 언어'를 통해 

새로움과 아름다움의 감성을 창조해 낸다.


악기를 다루거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가장 우리가 도전해 볼 수 있는 감성의 영역이 '시'이지 않을까 싶다. 


과연 시인들의 언어에는 어떤 특별함이 숨겨져 있을까? 




시란 '사물의 마음'을 보는 것 


책에서는 시인들이 새로움을 창조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사물의 마음을 보는 것'으로 

사물과 자신을 일체화하여 사물의 마음을 읽어보는 일이다. 


지하철에 비치된 소화기


지하철 각 칸에는 소화기가 하나씩 비치되어 있다. 

이 소화기에 나를 일체화시키려면 한 가지 질문을 던지면 된다. 


"이 소화기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각자 소화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소화기가 마치 
"오늘도 나는 눈에 안 보이는 곳에서도 열심히 내가 할 일을 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책에서는 저자가 실제로 강의 중에 만난 사람들에게 위의 질문을 했을 때 받았던 답변들을 소개한다.

지하철에 비치되어 있는 소화기를 보고서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끄집어냈다는 게 흥미롭다. 

"소화기는 자신이 쓰임 받는 그 순간이 오면 자신을 활활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하루 종일 서 있어서 다리가 아파 자리에 앉고 싶다."
"혹시라도 위험한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나 두 눈에 불을 켜고 관찰하고 있다."



그런데 소화기에 나의 마음을 투영해보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실제로 소화기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아무도 그 사실에 눈곱만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상을 통해 익숙한 사물에 활력과 매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매일 출퇴근길에 마주치는 소화기이지만 시인의 눈을 통해 

어떤 사람은 위로를 받고, 어떤 사람은 자신감을 얻는다. 


시인의 눈을 통하면 지하철의 소화기는 

그냥 소화기가 아니라 특별한 의미를 지닌 소화기로 인식되는 것이다. 


결국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사물의 마음을 통해 나의 마음과 만나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공감의 힘을 얻게 한다. 




사물의 마음을 보는 것은

비즈니스에서도 통한다!


새롭게 개업한 사무실에 응원차 방문하거나 

취업 준비로 고생 중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거나

혹은 모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와 생각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피로회복제, 박카스이다.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 '피로'하면 떠오르는 제품이 되었다. 

그리고 점점 '피로'한 순간이 많아져서인지 '박카스'가 더 자주 생각난다. 


그런데 박카스는 여타 피로회복제와는 달리 무언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피로할 때 마시는 '약'의 개념이 아니라 나 혹은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응원'한다는 느낌이 있다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마시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한다.  


이렇게 박카스라는 제품에 자연스럽게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투영하고 있는데, 

이는 꾸준한 광고를 통해 얻게 된 것다. 


박카스는 '대한민국에서 OOO로 산다는 것', '나를 아끼자', '시작은 피로회복부터' 등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통해서 현대인의 피로에 공감하고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박카스의 광고는 사물 그 자체가 아닌 사물의 마음을 보는 

시인의 눈이 지닌 힘을 잘 활용한 사례일 것이다. 










앞서 감성에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나와 더불어 다른 사람의 도파민까지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 무대가 일상이 되었든, 비즈니스가 되었든, 

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고, 우리를 보다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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