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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솔 Feb 10. 2020

말그릇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그릇, 김윤나 





사람들은 말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은
결국 말에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다.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아프다.



"아 이게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누가 이렇게 말을 해주겠어"

"아 됐어. 너랑은 대화가 안돼" 


편하고 가까운 관계일 수록 말의 경계가 무너지기 쉽다.

오랜 시간 알았기에 서로를 더 잘 안다는 생각과, 상대방을 위한 다는 말로 핑계삼아  말과 감정을 다듬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생각의 흐름대로 말을 던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은 각자가 살아온 경험과 성향에 따라 자기만의 말의 공식을 가지고 있는데도, 때론 자신의 기준에 맞춰 가까운 사람의 생각을 쉽게 바꾸려 든다.

도대체 말의 어떤 공식에 묶여 있어 가까운 사람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서로 다른 공식을 지니고 살아가고 예민하게 반응하고 발끈하게 되는 말, 주변에 잔소리 하듯이 되풀이하는 말, 그 사이 어딘가에 당신의 공식이 숨어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공식만 고집하지 말고 타인과의 공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코칭심리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말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말 그릇 자체를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며 내 안의 어딘가에 숨어있는 말의 공식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 


책은 총 5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Part 1 말 때문에 외로워지는 사람들

Part 2 내면의 말 그릇 다듬기

Part 3 말 그릇을 키우는 '듣기'의 기술

Part 4 말 그릇이 깊어지는 '말하기' 기술

Part 5 사람 사이에 '말'이 있다


Part 1과 Part 2를 통해 자신의 말은 어떤지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말그릇을 그려본다. 내가 하는 말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파악하고, 문제가 있다면 왜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인지 내 내면을 들여다보며 말이 나오게 된 바탕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만약 어떤 특정한 사람이 하는 말 때문에 자꾸 상처를 받는다면 그 사람은 어떤 문제가 있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고 그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은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나를 들여다보면서 나 자신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들여다봄으로써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말은 당신을 드러낸다. 필요한 말을 제때 하고, 후회할 말을 덜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말 때문에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키워낼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의 말은 당신이 없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을 떠다닌다. 그러니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무엇보다도 당신의 일상이 말 때문에 외로워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가끔 내가 뱉어버린 말이지만 말을 하고 바로 후회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생각해보면 내가 진중하게 고민하고 한 말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 나왔던 말이 대부분이다. 왜 어떤 이유로 인해서 그런 말의 습관이 베인걸까?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는 3가지 종류의 유형이 있는데 기분이 나빠지면 마음에 담아두지 못하고 말을 쏟아내는 폭포수형과 웬만해서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호수형,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요할 때 원하는 만큼 조절할 줄 아는 수도꼭지형이 있다. 자신은 어떻게 말하는지 확인해보고 앞으로 말을 할 때는 수도꼭지형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폭포수형이 되는건 편한 일이다. 다만, 그 당시에 내 마음이 편할지라도 그건 과연 상대방을 위한 말일까?

나를 위한 말일까? 그리고 그것이 반복된다면 결국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지키기에는 어렵지는 않을까?




Part 3에서는 듣기의 기술과 중요성, Part 4에서는 질문을 통한 말하기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듣기는 그저 상대편에 앉아 있는 것만이 아니라 상대방의 표정이나 자세, 그 사람만의 표현 방식과 상황 등을 세심히 관찰하고 이해해야 하며, 상대의 감정을 헤아릴 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았지만 알아주길 바라는 내용까지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상대는 다른 생각의 갈래를 선택하게 되고 그것이 기분과 행동을 좌우한다. 자녀들에게 방어와 변명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자율과 확장을 이끄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동료들에게 마음을 어지럽게 만드는 질문을 할 수도 있고, 고통스럽지만 성장하게 하는 질문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화와 관계의 질이 바뀌게 되는데 유도질문은 절대로 하지 않되 상황에 따른 적절한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 의견을 파악하도록  하라고 한다. 저자는 좋은 질문을 하는데 'OFTEN 질문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은 Opened Question(열린 질문), iF Question(가설 질문), Target-oriented Question(목표지향 질문), Emotion Question(감정 질문), Neutral Question(중립적 질문)이라는 5가지 유형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시 질문은 타인에게만 묻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물어보며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다른 이와의 관계를 개선하는데도 쓰인다.


어떤 사람과 대화하고 싶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조언을 늘어놓는 사람보다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한다. 말로 일으키려는 사람보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그래서 결국 내 마음을 털어놓게 만드는 사람이 좋다고 한다.
요즘에는 그런 마음으로 말을 하면서 살려고 노력한다. 내 말이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영원히 살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그러다 보면 어떤 말도 쉽게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구절이 나에게 유독 다가올 때마다 그 구절을 곱씹어 보면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나이가 한살 한살 더 많아질수록, 나만의 기준과 관념이 굳어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혹시 그 기준에 어긋나게 누군가가 행동을 한다면 (그 사람이 특히 오랫동안 알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실망이 밀려와 그 순간 실망으로 인해 짜증 섞인 말투를 내뱉어 버리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곤 했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 나도 나만의 기준이 있듯이 상대방 또한 같을 테고, 누가 맞고 틀린 것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전과 같은 상황에서도 짜증을 일으키는 요소들에 크게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말 때문 에 가장 많은 상처를 받고 좌절하고, 오해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인해 희망과 용기가 생기고 삶의 의미를 느끼기도 한다. 내가 말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말을 하고, 가끔씩 화가 나고 짜증 날 때도 그 말이 상대방에게 평생 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내 말그릇을 크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과 변화의 동기를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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