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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딩북 Feb 08. 2019

Scene3. 서로의 배경을 이해하는 일 _예식장 선정

웨딩북 매거진 『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



Jessie   X   웨딩북

웨딩북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준비해야할 지 모르는 예신들에게

옆집 언니이자 결혼 선배의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는 매 주 1회 업로드 됩니다.




(그가 그녀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던 날)


어디서 결혼해야 될까? + 상견례 비하인드 스토리


Jessie 

집 안의 장녀 

집 안의 첫 결혼 

울산 언양 출신 

결혼에 대한 로망은 크게 없으나 주변에서 더 큰 로망과 기대를 가지고 있음 


DJ 

집 안의 장남 

여동생이 먼저 테잎을 끊어주었음 

경상북도 경산 출신 

‘우리’가 돋보이는 결혼이 되길 바라고 있으며 어린 시절부터 남의 결혼 축가를 자주 불러주었음.드디어 본인의 축가를 부를 예정 



(나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아빠가 일일히 써내려가고 만들어준 어린 시절 사진첩)


의외의 복병이 우리 집에 있다는 것을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아빠였는데 첫 딸의 결혼이자, 집 안의 첫 결혼인 나에 대한 친척들의 온갖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또 아빠가 35년간 다니던 회사의 마침표를 찍기 전에 결혼을 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계셨다. 아빠는 동네의 작은 웨딩홀에 찾아가 견적을 상담까지 진행했지만 나는 결혼이 온전히 부모님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결혼은 부모님의 잔치이고, 돌잔치는 비로소 둘의 손님을 모시는 자리라 이야기했지만 뻔한 돌잔치를 위해 1년 전부터 아웅 거리며 장소를 예약하고 정작 아기는 즐겁지 않은 잔치를 보는게 불편했던 나와 그는 합의 하에 돌잔치는 없이 시골집 마당에서 조촐하게 바비큐파티를 하고 사진을 찍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결혼식 역시도 나름의 타협이 필요했는데 나에게 그 타협이라는 것은 아빠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경산에서 약 30년의 삶을 살다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뒤늦게 시작한 그의 배경과는 달리 제주도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20대 중반부터는 서울, 미국, 호주에서 삶에 대한 그림을 그려오던 나의 경우는 결정이 조금 어려웠다. 




서울에서 하기엔 나의 직장생활이 그리 깊지 않았고 제주에서 대학 생활을 했기에 제주에서 오는 비행편이 어렵지 않아야 했고 전라도에서 출발하는 외가 친척들에게도 부담이 없는 곳이어야 했다. 동남쪽에 자리한 ’언양’이라는 작은 동네에서 치르기엔 먼 길을 오는 손님들의 즐길거리가 없다고 생각했던 우리는 결국 ‘대구’라는 차안을 선택했다. 경상도에서는 여자 쪽에서 식을 치르는 문화가 있어서 아빠는 내심 못마땅 하신 듯 했지만 엄마, 아빠를 모시고 웨딩홀에서 시식을 가자는 그의 제안은 아빠를 십분 만족시켰다. 사실 그 배후엔 내 웨딩드레스가 언양의 작은 웨딩홀과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그의 강한 의견이 있었고 나는 그것을 마치 내 의견처럼 포장해 아빠에게 전달하는 약간의 노력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우리의 상견례 장소


비하인드 스토리 : 상견례


드라마에서만 보던 그런 묵묵하고 무거운 그 것은 결혼이라는 과정에서 생략 되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관례라고 했다. 평소 VIP의전을 하곤 했던 직업을 가졌기에 어른들에 대한 큰 어려움이 없던 나조차도 그 자리를 위해 깨끗한 셔츠 하나즈음은 사입어야 했으니 상견례라는 것은 사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자리였던 것이다. 


평소 우리 동네에 대한 자부심이 있던 아빠의 의견에 따라 장소는 언양으로 결정되었고 나는 주변 친구들의 의견과 블로그 검색을 토대로 깔끔한 한정식 집을 예약하게 되었다. 언양은 불고기라는 자부심이 있던 아빠의 의견에 상견례 자리에서 누군가가 고기를 굽는 부산스러움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냈고 내가 없는 사이 부모님은 장소 탐색을 위해 데이트 삼아 그 곳을 미리 다녀오시기까지 했으니 나의 결혼에 대한 집안의 

부담은 생각보다 큰 것이 틀림없었다. 


집 안의 첫째인 아빠와 장녀인 내 결혼이었으니 모두에게 ‘처음이자 신경쓰이는 일’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집안의 두번째 결혼인 오빠의 집에서는 나의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며 많은 배려를 해주셨고 결국 대부분의 결정은 우리 두 사람에 의해 진행되었다. 가끔 밀려오는 적막한 분위기는 아주 다행히도 돌도 안된 오빠의 조카가 무마시켜 주었고 아기와 마주앉은 내 동생은 밥 대신 아기 보는 일을 자처해주었다. 

아빠는 식사가 끝난 후 기분이 좋으셨는지 새로 지은 시골집으로 오빠네 가족들을 이끄셨고 결국 차 한잔과 

함께 아빠의 담금주와 마당에 바삭하게 말려 둔 마늘까지 고이 싸서 보내주셨다. 

(아빠의 오지랖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상견례 TIP! 

+ 고기를 굽는 곳보다는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곳으로 갈 것

+ 식당에 미리 전화를 해 미리 메뉴를 예약하고 상견례 자리임을 알릴 것 

+ 무거운 분위기가 부담스럽다면 형제, 자매와 함께 가는 것도 좋은 방법 

+ 자리 선정에 대한 고민을 미리 하고 갈 것 

+  부모님의 돌발행동을 막기 위해 예측 가능한 동선을 짜두는 것이 좋다 

   (사전에 결혼에 대한 나의 의견을 부모님께 많이 피력해두고 의견을 충분히 나눠야 상견례 자리에서 기분 상하는 일이 없다) 





Jessie   X   웨딩북

웨딩북 웨거진 에세이

"이대로 결혼해도 괜찮을까?"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혹은 무엇부터 준비해야할 지 모르는 예신들에게

옆집 언니이자 결혼 선배의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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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결혼준비, 웨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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