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없이, 컨설팅 없이 AI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손쉽게 제작하기
적게는 몇 천만원에서 이것저것 컨설팅을 포함하면 3억 원 가량의 비용이 드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또는 ESG보고서. 나는 기업의 의뢰를 받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만드는 일을 6년째 해오고 있다.
하지만 AI로 인해 이전의 1/10 금액만 들이고도 훌륭한 보고서를 만드는 회사가 늘고 있다. 우리 회사도 그렇게 하고 싶다면 따라해볼 10가지 AI 활용법을 구체적인 프롬프트와 함께 소개한다.
ESG팀이 Sustainability Report 발간 회의하는 모습을 그려달라는 요청에 Perplexity Pro가 생성한 이미지
1. 동종업계의 잘 되어있는 보고서를 추천받는다
“2025년 최신 화학업종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중 ESG 평가등급이 높은 회사, 잘 만든 회사를 알려줘.”
처음 보고서를 만드는 회사라면 특히 이 단계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위 프롬프트를 입력했더니 국내는 롯데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 한국콜마 등이 해외는 롯데케미칼(글로벌 TOP 50 이내), GF Biochemicals, Covestro 등이 나온다.국내 동종사 2곳, 해외 2곳의 보고서를 각 사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아 키 메시지부터 목차를 찬찬히 읽어보기만 해도 우리 업종의 중요한 ESG이슈와 전략과제가 파악된다.
ChatGPT가 선별한 화학 업종 주요 ESG 선도기업 리스트
2. 목차 구성을 제안받는다
“중견 반도체 회사가 작성할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적합한 목차를 GRI Standards에 따라 제안해줘.”
구체적인 기업명을 언급하여 ESG 주요 성과를 기반으로 한 목차를 제안받는 것은 너무나 기초 같지만 생각지 않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제조업이라면 ISO 국제 표준 인증 현황을 기반으로 추천해주는 것이 보통인데 인증 신청 시 구비한 자료를 첫 ESG보고서의 자료로 쓰면 좋다.
특별히 사회공헌활동을 ESG 맥락에서 스토리텔링 해달라든지, 중점을 두는 방향에 대해 한 번 더 요청해도 좋다.
3. 내용을 작성하고 표현을 개선한다
“투자자 관점에서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써줘.” “친환경적이고 신뢰 가는 톤으로 정리해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이해관계자와의 가장 주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KPI, 수치, 연간 변화 데이터를 주고, ESG보고서를 읽는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투자자 관점으로 써달라고 요청하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훨씬 객관적이면서 매끄러운 문장을 얻을 수 있다. 보고서 문체를 친환경적이고 신뢰감 있는 톤으로 정리해달라는 요청 또한 일관된 어조를 유지하고 내부에서 편집하는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
4. 보고서 디자인에 특화된, 잘 하는 디자인 업체를 추천받는다
“인포그래픽 등 데이터가 많은 보고서 디자인을 잘하는 회사를 소개해줘.”
이 질문은 필자 본인에게도 감사한 질문이 되었다. 실제 이 질문을 통해 고객사가 ai의 추천 7개 회사 중 한 곳인 나의 회사에 의뢰를 해왔기 때문이다.
궁금해서 역으로 나도 질문을 해보았는데, 업계 관계자로서 납득이 더 잘 되는 리스트 추천은 ChatGPT보다 Perplexity였다.
다들 아시다시피 ChatGPT는 종종 거짓말을 한다. 추천 리스트의 각사 홈페이지를 보고 포트폴리오와 강점 있는 분야 등을 꼼꼼히 확인해서 의뢰할 회사를 선택한다.
5.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카피, 디자인 방향성을 제안받는다
“우리 회사의 미션, 비전 문구의 핵심 단어는 ‘신뢰’와 ‘유연’이야. 여기 어울리는 키 메시지를 3가지 제안해줘.” “CI, BI 컬러에 맞는 컬러, 톤앤매너를 제안해줘.”
브랜드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보고서의 1차적인 기능 외에 소셜 콘텐츠, 임직원 교육 콘텐츠, IR활용자료로도 확장 가능하다.
이번 요청은 2차 활용을 염두에 둔 과정이다. 대외적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사업의 방향성을 담은 키 컨셉과 키 비주얼을 예시로 보여주고 여기에 어울리는 슬로건와 서브 컬러 등을 제안받을 수 있다.
6. 감수와 글로벌 ESG 보고서 공시 기준과 맞는지 검토를 맡긴다
“본문과 표의 ESG 성과 데이터 수치가 맞는지 검토해줘.” “GRI, SASB, TCFD 기준 중 어떤 기준을 더 잘 충족하는지 평가해줘.”
보고서를 만들다보면 긴 페이지에 걸친 문서이기 때문에 휴먼 에러가 하나도 없을 수는 없다. 게다가 유관 부서의 수정과 검토를 거치면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이럴 때 감수를 맡기면 작은 실수 하나라도 잡아낼 수 있다.
이렇게 정리가 되었다면 글로벌 보고서 작성 공시 중 어떤 기준에 잘 맞는지 검토도 맡겨본다. AI 유료버전을 쓰고 있다면 더욱 친절하게 GRI, ISSB, TCFD, SASB, ESRS 등 각 공시기준별 부합도와 적용 영역까지 안내해준다.
글로벌 공시기준별 부합도 분석. 물론 결과를 잘 활용하려면 먼저 각 공시기준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7. 이해관계자 관점의 피드백 시뮬레이션을 요청한다
“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내용에 대해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부분과 개선할 점을 각각 3개씩 제시해줘.”
올해 가장 공들여 작업한 고객사의 보고서 1건을 넣어봤다. 놀랍게도 긍정적인 점, 개선할 점 모두 납득이 가는 포인트를 제안했다.
‘에이 설마, 그 정도까지 판단되겠어?’ 하지 마시고 기업 ESG담당자라면 한번씩 전체 완성본 파일을 넣고 AI에게 물어보시기 바란다.
ChatGPT가 진단한, 완성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보완점
8. 보고서 하이라이트, 요약본 콘텐츠를 생성한다
“이 보고서 내용을 임직원 대상 브리핑용으로 1페이지 분량으로 요약해줘.” “IR용 ESG 요점 정리해줘.”
생성형 AI가 가장 잘하는 일이 바로 요약이다. 심지어 이제는 모두들 AI의 말투 또한 익숙하다. 하이라이트 요약을 안 시킬 이유가 없다.
이렇게 생성한 요약본을 그대로 쓰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컨셉과 방향성을 담아 가공하면 다양한 채널에서 활용하는 콘텐츠 소스로 쓰는 데 부족함이 없다.
9. ESG 평가사별 비교와 각 평가사별 피드백 방법을 조언받는다
“국내 ESG평가사인 한국ESG기준원의 올해 평가 특징을 설명해줘.” “MSCI와 DJSI ESG평가의 각각 특징과 피드백 방법을 알려줘.”
우리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가 이해관계자에게 잘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의 첫번째 목적이지만 등급이나 점수를 의식하지 않는 경영진은 누구도 없다.
현재는 국내 평가사의 평가기준이 글로벌 평가 기준과 많이 동일해져 대응이 더 쉬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회사에게 크게 의식하는 평가사 위주로 집중해야 할 피드백 사항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고객사의 보고서 파일을 넣고 올해 등급이 각 부문별로 어떻게 나올지 예측해달라고 했는데 이 또한 납득이 가는 등급 선정이었다. 보완할 사항까지 정리해 알려준다.
보완 시 등급 상향이 예상되는 포인트를 짚었는데 모두 동의되는 지점이다.
10. 글로벌 ESG평가사 피드백에 필요한 영문 문구를 작성한다.
“MSCI ESG 평가 피드백 답변용인데 아래 문구를 정중한 영어 문장으로 번역해줘.”
MSCI ESG평가는 연 1회 실시하는데 초기 평가 통보 시점에 피드백 기간을 함께 안내한다. 그 기간의 마감이 보통은 7월말이고 이후로도 수시 피드백이 가능하다. 영어의 압박으로 끙끙대던 기업 담당자들에게 AI가 또 한번 기특해지는 순간이다.
정중하면서도 평가를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정확한 정보 전달 톤, 이 톤앤매너에 맞춰 영문 피드백 문구 작성을 부탁한다.
물론 처음이라면 ESG 피드백 제출 예시 템플릿부터 요청하는 것도 좋다.
보고서 요약본을 PPT로 변환해달라는 프롬프트로 보고자료, 발표자료를 만들 수도 있다.
이 밖에도 AI를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잘 만드는 데 활용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함께 하는 주니어 직원 또는 주니어 컨설턴트 1인분 역할 정도는 충분하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매니저급으로 격상시켜도 좋을 정도다. 다만, 100% 신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마지막에는 꼭 팩트 체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보고서가 이해관계자에게 객관적으로 보여지고, 품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제3자 검증을 받아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