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선생님은 별 이야기를 해 주셨다. 어떤 별은 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었다. 의아했다. '이 우주에 작은 별, 보이지도 않는 것에 대해 왜 알아야 할까?' 선생님은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일까?
살아보니 세상은 의외로 무지막지하게 컸다. 광활하고 거대해서 잴 수 없는 무한의 공간 곱하기 영겁의 시간이 내가 사는 우주라니.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나의 인생은 가로의 공간과 세로의 시간이 만난 한 지점에서 발생했다. 그리고 언젠가 아무도 모르게 소멸하겠지. 선생님이 그때 말하고 싶었던 건 그런 게 아닐까?
우리는 이처럼 작은 존재라는 것을?
"우주는 거대해. 그리고 이 거대한 우주에 아주 작은 별, 그 별에 또 아주 작은 나라, 그 나라에 아주 많은 사람 중에 하나. 그 사람이 바로 너야."
책을 읽어주다가 아이에게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을 했다. 저 광활한 우주에 작은 별, 내 눈으로 볼 수도 없는 별, 저 우주 반대편의 별에겐 결코 닿을 수 없는 거리. 우리가 이토록 우주 속에서 미미한 존재라는 나는 아이에게 말하고 싶었던 걸까?
'때로 내 앞에 일이 너무 커 보일 때, 이 일이 나를 집어삼키려고 할 때,
그럴 때 우주를 떠올리면 효과가 있어.'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거였다. 오래전 어린 나에게 선생님이 말하고 싶었던 것도 같은 것이었을까?
그때 아이의 눈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아이의 눈 안에도 내가 들어갔다. 나와 네가 서로를 바라본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서로를 볼 수 있다. 우리는 이 광활한 공간에 이토록 가까운 존재로 태어났구나! 그 순간 어떤 감동이 밀려왔다.
복잡하고 힘든 삶 속에서도 지금 내가 안착해야 할 곳은 바로 너였구나!
누군가에게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지라도, 모든 관계는 변함없이 변해도. 그래서 우리가 지금 사랑한다는 것은 대단한 기적이라는 것을.
훗날 너에게도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가 있겠지.
엄마는 이 우주에 작은 별이었다. 너도 이 우주에 작은 별이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작은, 그래서 너무 사소한, 하지만 나와 너에게는 너무나 벅찼던, 가깝고 소중한 우주의 작은 별들이었다. 그 작은 별이 바로 너였다. 그렇게 빛나던 존재가 바로 우리였다. 비록 누군가에게는 멀고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빛이 나는 존재일 수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작아도 참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면 삶의 고비를 넘기기에 적당한 말이 아닐까. 선생님이 어린 제자에게 한 말은 자신에게 한 말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도 아이에게 하는 이 말이 바로 나에게 하는 말이리라.
이 광활한 우주에 너무나도 작은 별, 그건 바로 나야.
빛을 내는 줄도 모르고 빛을 내던. 누군가에게는 하찮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그래도 언제나 빛을 내던 아주 작은 별이 바로 나야. 바로 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