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혼자 쓰기 시작했더니...
어제였다. 재방송으로 본 나 홀로 산다 속에서 전현무 님이 브런치를 하시는 모습!
고즈넉한 한옥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운동과 반신욕까지.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
'이거 찐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 브런치에 글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아 찐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난 동질감이 들었다.
'아. 우리 같은 인간류였구나!'
나도 마흔이 되면서 글을 썼다.
일기를 써본지도 스무 해가 훨씬 지났을 것이다.
육아의 후유증으로 시작한 글쓰기는 점점 매일 꼭 하고 싶은 취미가 되었다.
'내가 어떤 인간인가?'
삶의 방향도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런데 글을 쓰다 보니 욕심도 생겼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글을 쓰는 자체를 사랑했다.
그 글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런데 반응이 별로이면 글을 감추게 되는 (?) 약한 짓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다가 지금은 책 읽기와 제대로 글쓰기에 빠져 수업도 듣고 공부도 하는 중이다.
문득문득 이 하얀 종이에 바로 글을 써서 발행하는 기쁨이 그리웠다.
하지만 이상하게 자신이 없어졌다.
그런데 전현무 님의 글 쓰는 장면을 보고
"아! 이거다." 싶었다.
나도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차 한잔 마시면서 글 쓰는 재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돌아왔다.
그래서 다시 브런치로 돌아왔다.
꼭 대단하지 않아도 괜찮다.
꼭 어떤 목표가 있지 않아도 괜찮다.
나는 혼자 살지는 않지만, 나는 혼자 쓰는 시간이 참 좋다.
참 좋은 시간을 계속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 행복 한 모금 들이마시는 비법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혼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