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rd What we have lost: 영어의 존재감
우리가 잘 아는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 보면, 다음과 같은 싯구가 나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영어를 잘 가르치기를, 잘 배우기를 원하면서도 그 많은 시간을 통해 영어와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어의 존재감을 잃어버리며 살아 온 것 같습니다.
한국 사람 중에 영어를 배우는 목적과 이유를 몰라서 영어를 포기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안타깝게도 영어 교육에 있어서 영어의 존재감과 목적이 사라져 버리게 되는 구조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영어를 처음 만날 때 ABC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시작합니다. 예쁜 그림 카드를 이용한 놀이도 하고, 그림만 봐도 신나는 영어그림책으로 보고 들으며 영어와의 관계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호기심과 신기함은 사라지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존재로 전락을 하고 맙니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랑의 눈짓’ 한번 주고받지 못하고 그냥 바람에 지나가는 몸짓으로만 끝나고 맙니다. .
저는 이렇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만일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더라도 평가를 하지 않고 그냥 노래 배우듯, 말놀이 하듯 즐거운 시간들로만 채웠다면 어떻게 됐을까?’
참 비현실적인 황당한 상상이지요? 저도 압니다. 하지만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영어라는 존재는 오히려 우리 모든 학생들의 마음에 남아 있게 되고 또 지금처럼 영어 포기자는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우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희망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만나보고 가르친 많은 영포자 분들의 속마음은 바로 “나도 영어를 잘 하고 싶다” 였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희망은 간절함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나도 영어를 잘 하고 싶다!”
“I want to be good at English.”
4th What we have lost: 영어사전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영어사전에 관한 이야기는 한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What we have lost(우리가 잃어버린 것)에 영어사전이 포함될까요? 요즘같이 영어사전이 없는 때가 없지요. 예전에는 집집마다 영어사전이 책장에 꽂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스마트폰 덕분에 누구나 영어사전 어플 하나쯤은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한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영어사전을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십니까?”
“Do you use your dictionary every time you need it?”
아무리 좋은 영어사전이 있고, 사전 어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아무리 가까이에 있어도 그 이름을 불러 주지 않으면 그것은 하나의 존재감 없는 이미지에 불과합니다.
많은 경우, 영어독해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어휘력, 즉 영어단어를 많이 몰라서 라고 말을 합니다. 사실 영어를 해석함에 있어서 어휘력은 필수입니다. 그렇기에 생활 속에서 영어사전을 가까이 하고 부지런히 찾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시험을 치르는 학생이 아니라면 영단어 뜻을 몰라서 독해를 못 하겠다는 말은 이젠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시험에선 영어 사전을 쓸 수 없지만 학생이 아닌 분들에겐 언제나 스마트폰으로 몇 초 만에 어떤 단어든 바로 뜻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 요즘에도 모르는 영어단어를 보면 어렵게 느끼고 두려움(?)까지 느끼신다면 그것은 아마도 학생시절의 영어 트라우마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기억해 주세요. 우리가 친구도 자주 만나고 시간을 보내야 친해지 듯이 영어도 자주 접하고 물어보고 찾아보면서 친해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가장 많이 쓰는 어플 중에 하나는 바로 영어사전입니다.. 책에서든, 인터넷 기사에서든, 해외 출장 중이든 모르는 단어가 보이면 저는 주머니에서 바로 네이버 영어사전 어플을 열고 찾아봅니다. 그리고 발음을 듣고 확인한 후에 '단어장'을 눌러서 '내단어장'저장을 해 둡니다.
나만의 온라인 단어장이 생겼기에 언제든지 다시 보고 복습을 할 수가 있어서 참 편리합니다. 영어사전 늘 가까이할 고마운 친구입니다.
영어사전 애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지만, 한가지 첨언을 하자면, 영어는 단어의 뜻만 안다고 독해가 다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문법책을 사서 본다고 바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영어사전도 있고 문법책도 봤는데 독해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어문장의 구조 즉 뼈대와 수식어를 보는 시력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 영어의 뼈대와 수식어를 보는 눈을 갖는 것을 도와드리고자 이 책을 쓰고 있습니다. 비록 모르는 단어들이 있어도 문장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되고, 이후 영어사전을 찾아 보아 해석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목표입니다.
그렇게 문장구조를 마스터하고 영어사전을 부지런히 찾으며 해석하다 보면 영어 문장에 대한 자연스러운 감각이 생겨나고 독해의 재미도 늘면서 어휘실력과 독해실력이 함께 자라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우리가 잃어버린 이 네 가지를 기억하고 되찾아서 영어와 절친이 되는 단계까지 나아갑시다.
“자신 있으신가요? 저는 믿어요. 당신은 할 수 있다고”
“Are you sure you can do it? I believe you can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