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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들빈 Jul 11. 2024

우리의 여정은 아직 진행 중

지금 이 계절의 영화

올해가 지나려면 아직 반이나 남았는데 한여름의 문턱을 넘기도 전에 숨이 차오른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과 갑작스러운 비소식은 반갑지 않지만 더위를 식히는 저녁의 선선한 바람은 때로 위로가 된다. 변덕 많은 이 계절도 찾아보면 예쁜 구석이 많다. 푸른 하늘과 청량한 자연의 풍경은 덤.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이 좀 더 많아지길 바라며 애정하는 영화 몇 편을 골라보았다. 계절의 문턱을 지나는 지금 차분한 심호흡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하기를 바라며.



1. 스탠바이, 웬디

요일별로 입는 옷을 정해놓고, '스타트랙' 광팬이라 영화의 대본을 통째로 외우는 소녀. 그녀 자신이 정한 룰 속에서 하루하루 착실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짐을 싸고 거리로 나선다. 며칠 남지 않은 스타트랙 시나리오 공모전에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힘차게 출발한다.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으로 시작된 여정. 그녀가 정해놓은 크고 작은 일상의 '룰'이 무색하게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를 맞이하게 된다. LA로 향한 험난한 여정 속 2박 3일간의 짧은 여행의 끝에 웬디의 소원은 이루어질 있을까.


2. 미스 리틀 선샤인

작고 통통한 배, 짧은 팔다리, 도수 높은 커다란 안경. 7살의 귀여운 숙녀 올리브의 꿈은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생기자 환호성을 지르며 당장 캘리포니아로 떠날 가방을 싸는 올리브와 걱정 가득한 가족들. 여유 있게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 노란색 낡은 승합차만이 유일한 이동 수단이다. 금방이라도 퍼져버릴 것 같은 승합차처럼 올리브와 그녀의 가족은 각자의 문제와 갈등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예쁘고 화려하게 꾸민 미인대회 소녀들 앞에서 또다시 작아지는 올리브는 대회 출전을 눈앞에 두고 망설이게 되는데.


3. 텐 아이템 오어 레스

마트에서 10개 미만의 소량 계산대에서 일하는 스칼렛은 날카롭고 깐깐한 성격에 어딘가 분노로 차있다. 반면 우연히 마트를 방문한 노장의 배우는 예기치 않은 문제를 맞닥뜨리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고 스칼렛에게 도움을 청한다. 혼자 이겨내는 게 익숙한 스칼렛과 도움을 주고받고 표현하는 것이 거침없는 노배우와의 우연한 동행이 시작된다. 싫어하는 것은 차고 넘치지만 좋아하는 것은 10개도 채 되지 않은 스칼렛의 일상은 그녀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로 조금씩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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