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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테 May 17. 2019

스마트폰 시대에 지식노동자로 살아가기

칼 뉴포트의 <Deep Work>를 읽고

 미국 시장조사기관 퓨 리서치 (Pew Research)가 27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보급률은 100%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95%를 차지해 조사 대상 국가들 가운데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았다.


 어린 미취학 아동들부터 80대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에 항시 노출되어 있다. 이는 자연스러운 시대 흐름이며 많은 정보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


 

 그러나, 장점만 존재하는 현상은 없듯이 스마트폰 시대의 단점 또한 존재하기 마련이다. 언제 어느 때나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환경에서, 이전보다 우리의 뇌는 깊게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으며 Deep work 대신 피상적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Deep work : 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집중의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 딥 워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능력을 향상하며, 따라 하기 어렵다.

*피상적 활동(딥 워크와 대척되는 개념) : 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고, 종종 다른 곳에 정신을 팔면서 수행하는 부수적 작업. 피상적 작업은 새로운 가치를 많이 창출하지 않으며따라 하기 쉽다.


 다시 말해서 네트워크 도구의 시대에 지식 노동자들은 자주 딴짓을 하면서 인간 네트워크 중계기처럼 끊임없이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갈수록 딥워크를 피상적 작업으로 대체한다.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미팅 시간을 정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피상적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하루에도 수십 통의 메일을 주고받고 계속해서 울리는 메신저와 전화에 답하는 일로 업무시간을 채우느라 정작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 전략에 대한 고민을 뒤로 미루게 된다. 


이런 피상적 활동으로 일과를 채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 안에서 여러 행동들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정보가 없을 때, 우리는 가장 보여주기 쉬운 방식을 선택해서 끊임없이 회의를 잡아 참석하고, 누군가 질문을 던지면 바로 인스턴트 메시지로 말을 보태며,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생각을 들려주는 등 공개적으로 분주한 모습을 드러낸다.


 책 <Deep work>에서는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모습을 ‘생산성의 대리 지표로 쓰이는 분주함’이라 정의했다. 생산성과 가치를 분명하게 나타내는 지표가 없는 상황에서, 지식 노동자들이 산업 시대의 지표로 퇴행하여 겉으로 일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이려 드는 것을 의미한다.


상상해보자. 당장 내일부터 회사에서 지능형 기계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고 가정했을 때, 어떤 직원은 기계를 잘 활용하는 혜택을 누릴 것이고, 반면에 어떤 이들은 본인의 업무 대부분을 기계에게 내어준 채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할 것이다.

<사진>소프트뱅크


첫번째 부류의 직원은 신 기술을 활용해 일할 수 있는 고숙련 노동자나, 업계 최고의 능력을 보유한 자들이 될 것이고, 쉬운 업무/피상적 업무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은 직원들은 아마 기계에 내 밥줄을 빼앗기는 아픈 결과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뇌를 ‘Deep work’에 맞추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사실 일반적인 회사원들은 현실적으로 수도승처럼 속세의 모든 것을 차단하고 하루 종일 딥워크를 실행하기 어렵다. 그리고 업무가 잘 진행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피상적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직무든 하나의 주제 또는 프로젝트를 최대한 깊게 고민하고 파고들고 성찰하는 과정이 있어야, 나의 역량 level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일단 “Deep work”를 꾸준한 습관으로 만드는 것을 실천해보자

요즘 내가 매일 실천하고 있는 방식이다.

   1) 이루고자 하는 중요한/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2)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운다.

   3) 그리고 하루 중 방해받지 않고 최상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을 찾아서, 단 1시간이라도 Deep work에 할애한다.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에 실행력을 최대한으로 집중한다.

   4) 위 Deep work 시간에는 절대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으며, 일체 연락을 받으면 안 된다.


 두뇌가 즉각적인 산만함에 익숙해지면 집중하고 싶을 때도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더욱 분명하게 말해서, 5분 동안 줄을 서거나 식당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처럼 무료함을 느끼는 모든 순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 “정신적으로 망가진 상태”로 두뇌가 바뀐다.


그렇기 때문에 Deep work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 모든 전자기기의 유혹을 멀리하고, 내 앞에 놓인 과제에만 온전히 집중하며 두뇌를 길들여보자.


 진정한 휴식을 취하려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모든 계획과 의무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우리 두뇌는 오히려 의미 있는 과제에 깊게 몰입해서 무아지경에 빠졌을 때 최선의 상태가 되고, 우리의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진다.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것 대신, 책을 읽거나 어떤 과제를 집중해서 수행해보니 정말 그렇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스마트폰, TV, 각종 전자기기의 중독성 강한 유혹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두뇌에 양질의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 처음에는 당연히 힘들지만 매일 조금씩 습관 들이는 연습을 한다면 180도 달라진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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