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고 싶어서.
장강명 작가의 2015년 작품 <한국이 싫어서>를 읽었다.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를 9월 27일에 보고 원작은 9월 28일에 읽었다. '한국이 싫어서'라니, 제목이 정말 멋지지 않나?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이 책을 단숨에 읽었고 영화까지 아주 재밌게 봤다.
작품의 주인공 '계나'는 증권사에서 일한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겨우겨우 학업을 마치고 입사를 한다. 집에서 나와 대중교통을 몇 번이나 갈아타고 회사에 도착하지만, 출근을 하자마자 퇴근을 고대할 정도로 일터에서 좀처럼 적응하지 못한다. 계나는 점점 지쳐갔고 "행복해지고 싶어서" 호주로 훌쩍 떠난다.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재인'은 계나보다 먼저 호주 생활을 하고 있다. 계나보다 나이가 적지만 개의치 않고 누나에게 반말을 하고,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지만 중도에 자퇴를 하고 요리학교로 진로를 튼다. 재인은 이렇게 말한다. "요리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성격이 좀 느긋해진 것 같아. 나, 거기서 칭찬을 많이 들었거든."
계나와 재인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청년은 한국을 떠났다. 경쟁만 가득하고 거대한 톱니바퀴의 부품으로만 쓰이다가 몸과 마음이 갈려만 갔다. '행복해지려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서 그들은 한국을 떠났다. 호주가 무릉도원은 아니고 이 세상에 그런 곳은 애시당초 없겠지만 적어도 그곳에서 무력하지는 않았다.
이 작품의 제목은 '한국이 싫어서'지만,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궁극적인 주제는 '행복'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사람대접 받으며 하는 것, 일과 휴식을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 미지의 희망을 찾아 모험을 하는 것, 그게 바로 계나와 재인이 말하는 행복이다. 이 작품을 다 읽고 열흘이 지난 10월 9일 오늘, 나는 지금 행복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