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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고운 Mar 17. 2023

'앙엥잉옹웅' 콧소리로 지성미 완성하기

비음의 민족, 한국어 발음에서 콧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 

태국인 T양은 한국에서 K-pop 아이돌이 되는 꿈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녀는 수년 동안 훈련을 받아 춤 동작, 노래 기술 및 패션 감각을 완성에 가깝도록 쌓아 올렸다. 그런 T양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 여러 트레이너와 동료 연습생들은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가 열심히 애를 써도 잘 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유창한 한국어 발음.


해외 아이돌 연습생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어를 잘 구사할 필요성이 있다. K-pop은 우선적으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청중이 소비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팬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발음할 수 있는 능력은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이다. 자칫 어설픈 전달력으로 곡의 이미지와 감성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료 연습생, 스태프, 업계 전문가들과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어야 관계를 구축하고 역할을 확실히 이행하는 작업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필요성들로 인해 최근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사에서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한국인 연습생에 대해서도 스피치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좋은 발음과 더불어 스피치 능력을 갖추는 것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명확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반영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브랜딩에 있어 중요한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요즘은 뉴미디어의 발달로 팬들과의 활발한 소통 작업이 필수인 시대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외국인 T양이 한국어 발음에서 특히 어려워한 부분은 무엇일까? 종종 우리 한국인 중에서도 발음이 명쾌하지 않은 사람들의 커다란 특징은 뭘까? 이들은 종종 받침이 붙는 음절, 특히 비음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단어를 잘못 발음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국어 발음 가운데에는 '비음화'가 있어야 발음이 명쾌해지는 음절이 꽤 많은데, 'ㄴ', 'ㄷ', 'ㅁ'과 같은 받침이 있는 글자일 때 특히 중요하다. 비음으로써 마무리해줘야 뭉개지는 발음, 흐물흐물한 발음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사합니다." 한 문장에서 받침이 있는 '감', '합' 음절은 천천히 슬로모션처럼 발음했을 때 "가~아~암", "하~아~암"으로 소리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마지막 소리가 '암'처럼 코에서 울리는 비음임을 더불어 감지할 수가 있다.


그러니까 받침이 붙는 음절들에 세심한 정성을 들여야 한국어 발음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들리는 것이다.  현장 코칭을 갈 때마다 ㅅ 자음이 샌다거나 이중모음이 불명확하거나 ㄹ 받침소리가 굴러가는 등의 발음 문제보다 더 우선적으로 교정해야 할 부분으로 설명한다. 전반적인 발음 이미지를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필자는 쉽고 재미있게 이러한 발음 교정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간단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아에이오우' 대신 '앙엥잉옹웅', '알엘일올울', 압엡입옵웁', '암엠임옴움'...

비음이 울리는 받침을 붙여 입모양과 소리를 체득하는 훈련이다.



"한국어에서는 공기가 입과 코를 동시에 통과할 때 비음이 발생합니다.", " 공기가 비강으로 흐르도록 하는 입 뒤쪽의 연구개를 들어 올려 달성되오니 노력해 보십시오!" 하고 이론적인 설명과 코칭을 한다라면 와닿지 않을뿐더러 변화 또한 더딜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쁘고 바쁜 현대사회, 좀 더 직관적이면서 간단한 훈련을 원하는 우리. 정말 이렇게 하면 뚜렷하고 인식 가능한 한국어 소리가 생성되는 것일까? 더 이상 클래식하게 볼펜을 물고 아에이오우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YES!

 

오늘부터 5분~10분의 발음 연습에 시간을 투자해 보자. 


앙엥잉옹웅 (아앙 에엥 이잉 오옹 우웅)

안엔인온운 (아안 에엔 이인 오온 우운)

암엠임옴움 (아암 에엠 이임 오옴 우움)

알엘일올울 (아알 에엘 이일 오올 우울)

압엡입옵웁 (아압 에엡 이입 오옵 우웁)

...


그리고 일상에서 인사를 할 때에는 직접 이러한 받침소리들, 마지막 콧소리에 유의하는 작업을 적극 실천하자.


"아안 녀엉 하세요!" 

"가암 사 하암 니다!"


내심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생각에 웃음이 날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보다 우선 스마트해질 나의 이미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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