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관한 뉴스를 읽고 생각나서 쓰는 글이다.
남자 한 명을 소개받았다. 연락으로는 신비주의 콘셉트를 깨뜨리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만나기까지 꽤나 궁금증을 유발하던 사람이었다. 각설하고 만남의 날이었다. 첫날은 그런대로 괜찮았다. 다만 웃겼던 건 서로 첫 만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소개팅녀에게 줄 예쁜 장미꽃을 준비해 온 약간은 로맨틱하고 순수한(?) 청년이었다는 것. 사람 속은 잘 읽는 것 같은데 본인 속도 잘 읽히는 허당 같은 매력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첫 만남이 나쁘지 않아 두어 번 더 만나게 되었다. 그는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가 하는 이야기를 내가 알아서 잘 정리를 해야만 했는데, 은근 미주알고주알 떠드는 성격인 그는 어느새 그가 누구에게 얼마를 빌려주었고 자신이 모은 돈은 얼마이고 등 대화의 주제는 그의 자본 상황 까지 이르렀다.
이야기의 연장선으로 주식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는 삼성전자 주식을 사지도 않았으면서 '지금도 늦었지만 이 시기에 어서 주식을 사야해' 하며 강박처럼 말하곤 했었다. 주식에 관심 없던 나도 그 말을 열댓 차례 들으니 세뇌라도 된 듯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슬슬 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습관처럼 "아 근데 지금도 늦었어. 더 일찍 샀어야 했는데"를 몇 번이고 되뇌었다. 정말 재밌는 건 그때가 그를 만난 지 다섯 번째 될까 말까 했다는 거다.
그 다섯 번 정도의 만남 이후 자연스레 그와 연락이 끊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난 김에 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고 그 덕에 재미 좀 봤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나는 그때 주식을 처음알았다.
그 사람은 삼성전자 덕 좀 봤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