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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로마치 Jan 15. 2019

28.프랑스, 베냉을 비롯한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 시작

2018년 11월 23일 ~ 29일

AFP / 월요일, 베냉 민속박물관의 목조대문이다. 프랑스가 식민지 시절 약탈한 물품들을 반환하겠다고 약속한 뒤 아프리카 공예품들이 주목 받고 있다.



-아프리카 마치의 단상-


프랑스가  아프리카에서 약탈한 문화재의 반환을 공식화했다. 지난 2017년 11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첫 아프리카 순방 중을 하던 중  부르키나파소 와가두구 대학에서 ‘아프리카 유산을 유럽에 남겨둘 수 없다’는 발언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은  미술사학자 베네딕트 사부아와 세네갈 출신 경제학자 펠륀 사르가 작성한 ‘대통령 보고서’로 구체화되었다. 보고서는 1885년부터  약탈하기 시작한 아프리카 문화유산의 90~95%가 프랑스, 독일, 영국 등에 소장되어 있고, 프랑스는 무려 9만점의 아프리카  문화재를 보유한 사실을 언급하며, 향후 3단계에 걸친 구체적인 반환 절차를 제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단계로, 아프리카 국가 또는 아프리카 사회가 오랫동안 요구해온 매우 상징적인 문화재들을 공식 반환해 이 문제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둘째, 2019년 봄부터 2022년 11월까지 아프리카 각국 정부와 반환 문화재 목록 작성, 디지털 파일 공유, 집중 협의 등을 하고, 마지막 단계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프랑스 측에 문화재 반환 청구를 제출하게 한다. 아프리카 국가가 돌려받은 문화재를 완벽하게 보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향후 5년간 정보 수집과 연구, 과학 교류 및 훈련 과정 등을 함께 진행한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마크롱의 문화재 반환 선언, 진짜 의도는’>  



서아프리카  베냉의 문화재 26점 반환을 시작으로 프랑스는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런 프랑스의 움직임은 같은 아프리카  문화재 약탈국가인 독일과 영국을 압박하는 양상으로 나타났는데, 영국은 ‘문화재 반환은 없다’며 곧바로 선을 그었고 독일은  ‘아프리카 문화재를 세계 문화유산으로 봐야 한다’는 논리로 반환 의사가 없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더불어 우리나라는 이번 프랑스의  획기적인 행보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반환 논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프랑스가  당연히 해야 할 약탈 문화재 반환을 매우 인도주의적인 행위인 것처럼 실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제국주의 시절 ‘프랑스어권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식민지 국가들을 거느렸던 프랑스가 아프리카에서 예전만큼의 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동안, 중국은 엄청난 자금  공세로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발휘하며 아프리카의 신흥 강자로 새롭게 발돋음했다. 그러나 중국이 무분별한 대출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부채 국가로 만든 것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고 있는 지금, 프랑스는 호의적인 이미지로 아프리카에서 다시금 권세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고, 그것이 바로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이다. 



이면적  동기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를 반환하지 않으려는 영국과 독일이 있는 이상, 프랑스는 이번 조치로 박수를 받아도 될 것 같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프랑스의 이런 조치를 순전한 호의로 바라볼지, 조금은 비판적인 시선으로 경계하며 프랑스를 상대하며 자신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편 아프리카처럼 프랑스가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는 우리나라가 이번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처럼  ‘직지심체요절’이 반환될 거라 기대하는 것은 이른바 ‘헛물켜기’가 될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우리가 프랑스와  아프리카와 같은 이해관계를 갖지 않은 게 훨씬 더 다행이란 생각에 금세 미소가 지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아프리카에겐 미안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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