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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프로마치 Mar 03. 2019

등록금 납부

비싼 돈 주고 공부는 왜 하니?


어렵게 마련한 등록금 6백만 원을 납부하러 은행에 갔다.

은행원 명찰에 '차장'이라 적힌 걸 보니 나와 비슷한 연배일 거 같다.

내 신분증을 본 은행원은 내 나이를 확실히 알 것이고.


등록금 고지서를 내놓는다.

은행원은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다.

"어머, 공부를 해요?"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는다.

"이 비싼 돈을 주고 공부를 하다니."

"..."

"난 회사 연수받는 것도 하기 싫던데."

"은행 다니는 제 친구도 그러더군요."

"무슨 공부예요?"

"지역학이요."


그리고 대화는 끊겼다.

박사과정에 입학한다고 알렸을 때,

나를 계속 지켜본 사람들은 곧바로

'축하한다', '멋지다, '열심히 해라'

라는 말로 나를 추켜세워줬다.

하지만 가끔 보다 만난 사람들은

"그 지겨운 공부는 왜 해?"

"비싼 돈 주고 공부하는 거 화나지 않아?"

라는 식의 반응을 무심결에 내뱉었다.


제 나이에 하는 공부였다면 그런 말을 하지 않았겠지.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하는데,

나이 먹고 공부를 다시 시작한 나 스스로도

괜히 못할 짓을 하는 것처럼 쑥스럽게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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