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업무 천재성 찾기 워크숍
2024년 7월 22일
형석 님께 마지막으로 편지한 지 어언 세 달이 지났군요. 분기가 바뀐 후에야 답장을 쓸 만큼 공사다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디어!) 독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년 가까이 살던 할머니 집에서 나와, 곧 8월에 온전한 저만의 공간이 생겨요. 부동산, 대출 등을 알아보면서 '28살에 아직도 처음인 것이 있다니!' 하고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납니다. 회사에서도 작고 큰 변화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제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며칠 전 퇴근길, 같이 있던 사람에게 요즘 일이 너무 재밌다는 말을 꺼냈을 만큼요.
마침 지난주에는 팀원들과 흥미로운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우리 각자의 천재성 찾기’였어요. 파트장님이 최근 <일의 천재들>이라는 책을 읽고 저희와 함께 진행해보고 싶었다며 준비해 오셨더라고요. 형석 님도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이라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위 책에 따르면,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기질을 갖고 있고 업무 천재성도 각자 다릅니다. 누군가는 아이디어를 잘 내고, 누군가는 이런 아이디어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판단하며,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설득해 성과를 내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거죠. 저자가 유수의 컨설팅 경험과 설문조사 및 연구를 통해 발견한 천재성은 6가지였습니다. 형석 님, 그리고 형석 님과 함께 일했던 혹은 일하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업무 천재성을 갖고 있는지 생각하며 읽어보시길 바라요.
1. 사고(Wonder) 천재성
주위 상황을 관찰하며, 분석하고, 의문을 제기한다. 복잡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숙고하며, 질문을 던진다. 여러 가능성을 고려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즐겁다.
2. 창의성(Invention) 천재성
새로운 아이디어나 참신한 전략을 생각해 내는 것이 즐겁다. 늘 같은 방식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직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다.
3. 판별(Discernment) 천재성
직감과 직관이 살아 있다. 데이터나 전문 지식 없이도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어떤 아이디어나 계획이 좋은 건지 그냥 안다.
4. 독려(Galvanizing) 천재성
적절한 동기부여를 통해 사람들을 분발하게 하고 행동으로 이끈다. 설득, 재촉에 능하며 어떤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5. 지원(Enablement) 천재성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을 즐긴다. 현재 팀에 필요한 정보, 도구, 콘텐츠를 찾아 제공하며 조직 내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에 기여한다.
6. 끈기(Tenacity) 천재성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데에서 성취감을 얻는다. 장애물 속에서도 일을 끌고 나가며, 예정된 일정 안에 업무를 완수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사람은 최대 2개의 천재성을 가진다고 하는데요. 저는 팀원들과 이 워크숍을 진행하며 제가 ‘사고’와 ‘지원’ 천재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다른 영역은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거나 숙달을 통해 못하지 않게 된 일인 반면, 질문하고 분석하는 행위, 일을 되게 하는 방법을 찾는 행위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이었거든요. 평생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좋아하기도 하고요.
어쩌면 요즘 회사 다니는 게 즐거운 것도, 제 업무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조직, 더 나아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새삼 행운이라고 느껴지는 저녁이네요. 형석 님의 업무 천재성은 과연 무엇일지!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편지를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