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성현 Aug 10. 2021

보다 더 크고 좋은 집을 원해요. (for 초보 투자자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첫 술에 배부르랴.’

 

이런 말들은 잘 알고 있으면서 집을 살 때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집은 한 번 사면 환불도 불가능 하고 취득세에 양도세 까지 거래 비용도 크기 때문에 ‘이왕이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것으로 사는 것’이 더 좋기는 합니다.

 

하지만 마트에 갈 때 마다 사는 과일도 잘 못 고르면 맛이 없는데, 생전 처음 사 보는 집을 살 때는 완벽함을 기한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투자도 해 본 사람이 더 잘 합니다.

 

처음부터 크고 좋은 집을 덥석 사는 것에는 돌이킬 수 없는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6평 짜리 오피스텔도 사 보고, 10평 짜리 반지하 빌라도 사 보고, 25평 짜리 아파트도 사 본 경험이 있는 사람과 난생 처음 부동산 사장님과 말을 섞어 본 사람이 사는 32평 짜리 아파트는 질과 가격면에서 모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성적도 좋고 스펙도 훌륭하다면 대기업에 바로 입사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더 좋은 회사로 이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훨씬 더 힘들고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자칫 평생을 백수 신세로 보내는 것 보다는 낫습니다.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서울에 있는 크고 좋은 신축 아파트를 살 수도 있지만 낡고 작은 빌라로 시작해 소형 구축 아파트를 거친 후에 원하는 아파트에 입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동산은 이른바 ‘갈아타기’가 가능한 자산입니다.

 

‘집으로 집을 산다.‘는 개념이 바로 이 ‘갈아타기’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비싸고 좋은 집을 사려면 많은 자본과 레버리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싸고 작은 집을 사서 현금을 자산으로 바꾸어 놓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방어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렇게 투자 경험을 쌓는 과정을 통해 투자 실력이 향상 되고 그에 따라 가치 있는 부동산을 알아보는 선구안 또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부동산 갈아타기는 단지 투자 경험을 쌓는 효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유동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실질적으로도 투자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09년 경, 저는 서울 외곽에 작은 신축 빌라를 샀었습니다.

 

돈이 하나도 없었던 시절이라 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100% 풀레버리지를 일으켜 산 빌라였습니다.

 

보증금 500에 월 25만 원의 옥탑방에서 신혼 시절을 시작해야 할 정도로 가진 것 하나 없었던 제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일은 고작해야 매월 발생하는 이자를 갚아 나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1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이 집의 대출 원금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당시의 소득 수준으로는 10년은 일해서 모아야 하는 대출금의 잔금이 이제는 1년 정도만 열심히 모아도 될 정도로 그리 큰돈은 아니게 작아져 있었습니다.

 

2019년 가을 무렵, 부모님이 살고 있었던 이 빌라는 전세를 놓게 되었고 전세 자금에 또 다시 대출금을 더한 돈으로 김포에 32평 짜리 아파트를 살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좁은 빌라에서 넓고 깨끗한 아파트로 옮긴 것에 대해 대단히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아파트는 2년 후,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만약 2009년에 빌라를 매수 하지 않았다면 2021년의 아파트도 사지 못했을 것입니다.

 

집 한 채가 두 채가 되고 빌라가 아파트가 된 것입니다.

 

물론 운도 크게 작용한 사례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이 모든 것은 갈아타기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산의 소유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처음부터 큰 자산일 필요는 없습니다.

 

자산에 현금을 더하면 조금 더 큰 자산이 되고, 그 자산에 또 다시 현금을 더하면 더욱 더 큰 자산이 되는 구조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현금에 현금을 더하면 그냥 현금일 뿐이지만

자산에 현금을 더하면 더 큰 자산이 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돈을 갚지 않아도 빚이 점점 줄어 든다구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