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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떼엉 Aug 07. 2022

모든 책에 줄을 그어 읽었더니 생긴 변화

딮독이 필요한 이유



월급날마다 하는 일

서문 열기


월급날마다 항상 하는 ,  것이든 중고든   권을   .   달에는 박경리의 토지와 조승연 작가의 ‘시크:하다, 6월에는 박범신 작가의 은교 샀다.  번은 합정역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책에 목에 씨앗 걸리듯 , 마음에 걸린 양귀자 작가의 <모순> 중고 서점에서 3500원에 샀다.  권을 지정해두고 완독 하기보다는, 기분 내키는 대로 4-5권을 번갈아 읽는 습관이 있다. 야금야금 책을 읽어서인지 몰라도  해에 걸쳐 읽지 못한 책들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매달마다 책을 사는 이유는 새로운 책으로  달의 서문을 열고 싶어서이다.


내게 책 읽기는 줄 긋기와 다를 바 없다. 빌렸던 책들 외에 모든 책의 각 페이지마다 줄을 긋거나 주석을 달고, 모르는 단어의 뜻을 적어 놓는다. 맘에 드는 문장이 있으면 공백에 적어두고, 문맥상 매끄러운지 입으로 한번 소리 내어 읽어본다. 나중에 인용하고 싶은 문장이나 표현은 따로 메모해두고 있다. 이렇게까지 힘들게 읽어야 하나 생각해봤는데, 다른 사람이 지닌 문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내 것으로 소화시켜 발설해내는 과정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말투를 은연중에 흉내내고 싶어하듯, 좋아하는 작가의 문체를 닮아가는 과정도 비슷한 것 같다. 상반기가 지난 이번 연도에는, 소설책 두 권을 빼곡히 줄을 그어 읽었다. 두 차례 읽었던 신경숙 작가의 <깊은 슬픔>과, 양귀자 작가의 <모순>을 모두 줄을 그어 끝마쳤다.



책에 줄 그어 읽었더니

생긴 변화


소설 두 권을 빼곡히 줄을 그어 읽고 난 후, 나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결론적으로 글을 더 잘 쓰게 되었다. 전보다 문장이 훨씬 깔끔해졌고,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예전보다는 글을 쓰는데 많은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었고 간결하게 쓰는 방법을 체득하게 됐다. 또 다른 의외의 사실은 타인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서사가 있어 전부를 헤아릴 수 없다는 난제와, 그렇기에 완독이 불가하다는 불가피한 명제를 소설 속에서 배우고 있다.


사람간의 사이도 가볍게 만나면 관계가 가벼워지듯 책도 마찬가지다. 가볍게 스쳐 지나가기만하는 책들은 어떤 사유나 생각도 없이, 가벼움만을 남길지도 모른다. 모든 책과 연이 될 수는 없겠지만, 한 사람이 지닌 빼다 옮겨 적고 싶은 말투와 생각의 흐름을 동경한다면 적어도의 '깊이' 읽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딮독 (deep reading)이라 말하곤 한다. 연이 될 사람을 찾듯, 삶이라는 내 서사에 반드시 연이 될 필연의 문장을 마음속에 꼭 간직하기. 그런 기억에 남는 책 한 권쯤은 마음속에 품고 간직하는 낭만에 대하여.



딮톡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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