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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떼엉 Jan 06. 2023

마음을 청소하는 일

어쩌면 실질적으로 머무는 공간



자기 전에

방청소를 하는 습관


매일은 아니지만 잠을 자기 전에 방을 청소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깔끔한 방에서 일어나면 하루가 잘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원룸이다 보니까 조금만 흐트러져도 티가 정말 많이 나곤 합니다. 머리가 긴 편이 아닌데도 머리카락은 치워도 치워도 사방팔방에 흩어지곤해요. 머리카락만 치우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지금보다 청소에 에너지를 덜 쓰는 요령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바닥을 닦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하루 종일 생활하는 공간도 아닌데, 이렇게 금방 먼지가 쌓이고 때가 묻는다니. 하물며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은 그날의 생채기가 쌓이면 무엇으로 쓸고 닦아내야 하나. 물리적인 공간에 머물지만,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모두 마음을 거쳐가 상주하기에 실질적으로 머무는 시간은 어쩌면 마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지나쳤던 감정과 생각들은 마음속에 어떤 흔적을 남겼고, 어떻게 정리했나요. 또 때로는 폐기해야 하는 것들도 분명 있겠죠.


각자만의 마음을 정리하는 방식이 다들 있을 겁니다. 누구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겠고, 누구는 가볍게 술 한잔을 할 수도 있겠죠. 저는 청소를 하거나, 얼굴에 팩을 붙이거나, 편안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거나, 혼자 조용히 글을 쓰고 책을 읽을 때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먼지나 성에가 끼이지 않도록 부단히도 마음을 살피는 일이, 어쩌면 방을 청소하는 것보다 주된 일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동길, 르풀



청소보다 주된 일은

마음에 쌓인 채기를 비워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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