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한 식사와 글짓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잘 쓴 글은 마치 다채로운 한상차림과 같다,라는 이야기를 이전에 자주 했었습니다. 아주 맛있는 한 끼 식사로도 비유하기도 했죠. 요즘 장안의 화제인 흑백요리사에서 좋은 글쓰기의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흑백 요리사의 심사 기준과 잘 쓴 글의 조건이 정말 비슷하더라고요.
첫 번째, 가장 기본적인 평가인 ‘맛’ 즉 요리의 본질입니다. 직관적으로 맛있느냐, 인데요. 글도 마찬가지로 아마 잘 쓴 글은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게 있을 겁니다. 반대로 중언부언하거나 너무 수식어가 많아서 이해가 되지 않는 글들을 종종 본 적 있을 거예요.마치 맛처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각자만의 기준이란 게 존재하죠.
두 번째, ‘요리의 철학과 목적, 그 의도가 명확한가?’입니다. 글쓰기 또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글 속에 명확하게 담아야 하는 게 중요한데요. 가령 A라는 의견이 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B라는 근거가 타당한지. 또 이런 근거들이 일관성 있게 하나의 주장을 이끌어가고 있는지가 중요하죠. 그래서 의견과 근거 사이에 맥락과 흐름이 자연스러운지도 한번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를 통해 나의 생각과 의도를 설득력 있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가가, 좋은 글쓰기의 관건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요리의 기술인 ‘테크닉’입니다. 한 심사 기준으로, 만들고자 하는 요리의 목적과 테크닉이 부합한가를 꼽더라고요. 글쓰기에서도 의견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기 위해 일종의 기술을 사용하곤 합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적절한 단어나 표현을 사용하는가를 보기도 하고요. 또 깔끔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가독성을 높인다든지, 짜임새 있게 문단을 구성한다던지 전체적인 구성력을 보기도 하죠.
정갈한 요리를 만드는 것과, 글쓰기 사이에 공통점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은가요? 이번 주말, 정성스러운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글쓰기에 한번 몰두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맛있는 식사만큼이나 매력적인 글쓰기의 재미에 푹 빠져보는 것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