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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팔방여인 Nov 26. 2020

포기하고 싶을 때 쇼팽하세요!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지혜와 힘

“저도 어렸을 때 체르니 30번까지 쳤었어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다면 저도 전공했을 텐데 아쉬워요.”

“피아노 다시 배우고 싶어요.”          


내가 피아노 전공했다고 하면 제일 많이 듣는 말들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도 고개를 끄덕이며 ‘저도요’라고 작게 속삭이며 공감할지 모르겠다. 내가 미국 유학을 통해 영어를 배웠다고 하면 신기하게도 이런 비슷한 말을 또 듣게 된다. 피아노도 영어도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은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설령 시작했더라도 두세 걸음만 내딛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그들이 그들을 포기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그동안 많은 작곡가들의 피아노 곡을 연주해 보았다. 어렸을 때는 악보 책에 나와있는 음표들만 열심히 들여다보며 연습했기 때문에 정작 내가 연주하고 있는 작곡가들에 대해서는 아는 지식이 없었다. 미국 대학 학부생이 되고 나서야 나는 작곡가들의 일대기와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여러 음악가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신기하게도 음악적인 요소 외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오늘은 몇몇 음악가들의 삶을 통해 그들은 어떻게 포기하고 싶은 일을 극복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알려진 ‘쇼팽’은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러시아 황제 앞에서 연주를 하고 다이아몬드를 선물로 받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가였다. 하지만 그는 소심 대마왕이었기에 늘 연주회에 서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한다. 그의 놀라운 연주를 듣고자 많은 곳에서 연주 요청이 있었기에 그는 늘 두렵지만 무대에 섰어야만 했다. 큰 무대보다는 작은 무대를 선호하게 되었고 연주생활을 이어감으로써 쇼팽은 피아노 작곡의 대가가 될 수 있었다. 큰 무대에 서는 것이 두렵고 부담되었기에 그는 그의 친구와 지인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었다. 만약 쇼팽이 무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연주 자체를 그만두었더라면 지금의 피아노 작곡가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 물론 연주를 하지 않아도 훌륭한 작곡은 할 수 있었겠지만 연주자만이 느낄 수 있는 섬세함을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너무 사랑했지만 부모님의 큰 반대에 법학을 공부하게 된다. 법학과를 졸업 후에 법무소에서 일도 하지만 결국 어떠한 기회로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음악학교에 입학한다. 차이코프스키가 살던 당시의 러시아는 우리나라의 70-80년 때처럼 부모들은 자식들이 소위 말해 ‘사’ 자 들어가는 안정된 직업을 갖기 원했다. 차이코프스키 아버지의 자식을 향한 바람은 어쩌면 시대상 당연했을지 모른다. 미래가 보장된 안정된 직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작을 결심한 차이코프스키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남게 되었다. 그가 만약 음악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고 법무부 일을 계속했었더라면 러시아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살면서 어려움이 있을 때 이런 음악가들의 삶을 반추해보며 지혜와 힘을 얻는다비록 다른 시대 다른 나라 사람들이지만 결국 꿈을 이루는 과정은 똑같다. 나는 어떤 일을 하다가 포기하고 싶을 때 쇼팽이 작은 무대를 선택함으로써 연주자 생활을 이어간 일을 떠올린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포기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본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늦지 않았을까 두려움이 생길 때면 차이코프스키가 판단을 쫓아간다. 포기하지 않고 늦게라도 음악공부를 시작한 그의 열정을 떠올리며 나도 힘을 얻어서 도전해 보게 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포기하고 싶거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있다면 오늘부터 쇼팽 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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