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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mji Apr 28. 2024

건축, 영적인 것, 혹은 진실

한컷의 건축

일요입니다. 여느 때처럼 출근하는 주말입니다. 머리도 식힐 겸 사무실 주변을 걷다 보니 오후의 햇살이 꽤 따갑습니다. 그림자의 윤곽도 뚜렷합니다. 미국 출장 마지막날 답사했던 솔크 연구소에서의 오후가 기억났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기억은 선명합니다.


솔크 연구소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루이스 칸이 1955년 bath house로 자신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드러낸 이후 10년 만인 1965년 완성하고 처음으로 만족해했던 그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루이스 칸의 전기적 다큐멘터리 나의 건축가 My Architect에서 그의 아들 나다니엘 칸은 이 건물에 대한 감회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뭔가 영적인 것이 있다"

"There is something spiritual about this space" 



건축에서 느껴지는 무형의 존재감을 나다니엘 칸은 '뭔가 영적인 것something spiritual'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르 코르뷔지에가  라 토로네 수도원Abbey of Le Thoronet에서 감명을 받고 쓴 문장, "빛과 그림자는 이 진실의 건축의 확성기입니다the light and the shadow are the loudspeakers of this architecture of truth"에서의 '진실 truth'에 해당할 것입니다.


이런 건축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적인 것', 또는 '진실'은 이 세상 것이 아니기에 특정 시기, 선택된 고귀한 존재들에 의해 이 땅에 내려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여느 때와 같은 덧없는 오후입니다.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 / Louis I.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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