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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눕피 Apr 15. 2024

9일이면 쓸 때 됐다!

생각과 물건, 동생과 유튜브 그리고 히스테릭 글래머



생각과 물건


생각이 물건을 만들지만, 생각은 물건이 아니라서, 둔다고 두어지지 않고, 세운다고 세워지지 않는다.


머릿속엔 정말 많은 생각이 살고 있는데, 놓는다고 놓아지지 않는 것들이 간혹 있어서, 기왕이면 그런 것들은 글로 잘 정리해 보관해 두려고 나는 하고, 이 공간이 곧 그 증명이다. 어쩌면 그냥 좀 남는 물건이 되길 간절히 바라는 도둑놈 같은 무의식의 발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튜브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제부터 친한 동생과 함께 유튜브에 올릴 영상을 촬영 중이다.


나를 안 떠나는 생각을 물건처럼 붙들어두는 새로운 방편이 될 것 같아서 기대도 되고, 몇 년 또 꾸준히 이어가면 새로운 삶의 기회와 마주할 수 있는 나만의 데이터가 되어주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어보게 된다.



아, 생존법이라도 알려줘야 하나?



형과 동생


그런데 나는 그저 앉아서 주절대면 그만이고, 촬영도, 편집도 동생이 다 해주는 것이라서 머쓱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그런다.


형 소리를 들으면, 형처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호칭이 무서운 이유랄까?


아무튼 여러분, 본격 영상 업로드가 완료되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왕이면 4월 말에는 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게요!


라고 널리 외치고,


나보다 5살 어린 어떤 남성 구독자 하나를 구체적으로 째려보며 이렇게 잔소리한다.


알지? 허슬해라?




히스테릭 글래머




최근에 이베이에서 일본의 패션 브랜드 Hysteric Glamour 히스테릭 글래머의 90년대 반팔 티셔츠를 하나 샀는데,


나름의 의미 부여 의식 차 창업자 ‘기타무라 노부히코’의 인터뷰를 뒤져보다가 ‘생각’의 힘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자신처럼, 언젠가 젊은 세대가 빈티지 가게를 들락거리며 즐겨 찾는 브랜드가 되길 바랐다는 그의 브랜딩 최초 소원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요즘,


40년 차 브랜드 히스테릭 글래머의 일종 소명의식이 완결되는 건가 싶어 놀랍다.


생각은 말이 되어 터지고, 말은 씨앗이 되어 싹트고, 씨앗은 꿈을 그리며 쑥쑥 자라는 건가?


무엇보다 브랜드의 멋진 완결을 위해, 굳이 또 내 돈을 보태주려는 내 인생이, 어쩌면 레전드 같기도 하고 말이다.



우리가 80년대에 60~70년대를 파던 것처럼,
요즘의 젊은 사람들이 80~90년대를 파듯이,

20년, 30년 후의 젊은이들이
지금의 시대를 파는 때는 분명 옵니다.

Kitamura Nobuhiko



자신으로부터


<히스테릭 글래머>라는 브랜드를 한 줄로 정리하자면,


젊은 시절의 기타무라를 사로잡은 개인적인 관심사(미국의 펑크와 뉴웨이브 뮤직, 레코드 재킷 커버, 팝아트, 빈티지 포르노 등)에 대한 가장 창의적이고도 꾸준한 경의가 아닐까 싶은데,


결국 자신의 애정이 구심점이 돼야, 멀리 또 길게 뻗어나갈 수 있는 지구력이, 한겨울의 콧물이나 양파 앞의 눈물처럼 샘솟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의 어설프고 주제넘은 결론,


비슷한 말과 생각을 반복하는 사람/물건/서비스/브랜드는 종종 지루하지만, 꾸준하기에 문득 아름답고, 그래서 이 트렌드의 시대에, 잦게 의미에 겹다!



[오늘의 추천 음악]

"What we do has only been mastered by a few"



[그리고 함께 읽으면 좋은 포스트]

https://brunch.co.kr/@0to1hunnit/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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