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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모닝은

갓생이 아니라 발악이다.

by 스눕피


되는 일이 없을 때


6시 전후로 기상하여 가까운 공원이나 대학 캠퍼스를 한두 바퀴 뛰면서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한다. 슬슬 땀구멍이 열리기 시작하면, 철봉 풀업과 맨땅 푸시업을 실시한다. 잠시 후, 열린 땀구멍에서 간간한 육수가 비 오듯이 흘러내릴 때면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공원 귀갓길엔 으레 팔자 좋게 드러누운 고양이가 하나 둘 보이는데, 나는 소심하게 다가가 가벼운 터치를 시도해 본다. 하지만 스킨십 방법이 서툴러 그(녀)의 심기를 건드는 모양인지 대개 귀찮은 듯 돌아눕거나 거침없이 손등을 후려갈긴다.


"아오! 새벽부터 짜잉나게!"


도통 되는 일이 하나 없는 요즘이다. 고양이도 나만 보면 도망간다. 그래서 일찍 일어나고, 아침저녁으로 운동하고, 일찍 잠들기 위해 노력한다. 미라클 모닝 같은 평면적 갓생이 아니라 기어코 되는 일을 만들겠다는 의지적 각성이고 뜨거운 발악이다. 그리고 따뜻한 음악과 함께 빌빌거리는 나를 치유한다.



내친김에 앨범 하나
추천해도 될까요?



새천년 알앤비 센세이션을 일으킨 소년 보컬왕 Mario의 데뷔작 <Mario>(2002)를 한 바퀴 돌리면, 아주 적당한 시간이 기분 좋게 흐른다.



또래보다 빨리 철들면 열다섯 사춘기에도 이런 소울이 나오는구나 감격하게 되는 앨범이다.



헤로인 중독으로 고통받던 싱글맘 때문에 할머니와 함께 성장,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듬해인 13살의 나이에 입양된 소년, 그리고 시작된 음악 커리어.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 버린 조숙의 대가는 사랑, 슬픔, 상처 그리고 외로움을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크리스 브라운이 꼽은 그의 인생곡 “Braid My Hair”부터 “Just A Friend 2002”, “2 Train”, “Could U Be” 같은 감성 트랙과 함께라면 무더위 뜀박질도 두려울 것이 없겠고, 45분 타이머로 생각해도 좋겠다.


그러니까 건강하게 행복합시다!



■ 오늘 함께 듣고 싶은 노래

https://youtu.be/flABZXwddMg?si=SZPFXKZFT3hDyRik

“빽 인 마 후드 삘린 구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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