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은 대근육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앉혀두면 넘어지지 않고 꼿꼿하게 앉아있고, 조심히 눕고, 배로 밀고, 다시 앉으려고 노력하기까지. 큰아이보다 몸이 가벼워서 잘 움직이나 봐, 했는데 오늘 몸무게 재보니까 아니었다 ^^ 키는 똑같고 몸무게는 0.2킬로 차이..
첫째를 키우다 보면 준거집단을 비슷한 유아로 삼고 성인과 본인을 다른 존재로 구분 짓는 게 느껴지는데, 아주 어린 영아들도 그런가 보다. 큰아이가 하는 것을 하고 싶고, 먹고 싶고, 보고 싶어 하는 게 느껴진다. 타고난 성향도 있겠지만 정신없이 움직이는 언니라는 존재가 본인의 이동 욕구와 목적을 더 강화하는 것 같다.
그동안 음~마! 음~마! 하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오늘은 엄! 마! 하고 발음했다. 나를 진짜 부른 것 같진 않은데 그래도 발음이 꽤 좋아짐 ㅎㅎㅎ 내 귀엔 아빠라고 들리는 말도 하는데ㅋㅋㅋ 사실상 아바바 아바정도? 이것도 좋아지겠지.
지루함을 느끼는지 같은 장난감은 질색을 하고 드디어 거울 보고 반응하며, 푸푸 투레질을 하고 졸리면서 자기 싫다고 울고불고 소리치고 악쓰고 난리법석이다. 같은 공간이라도 시야가 달라져서 그런지 안아주면 좋아한다. 힙시트로 둘째를 안고 요리하는데 첫째 때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아.. 맞다.. 이랬지.. 그래서 러닝타워 샀지.. 쟤도 심심해했었지.. 그럴 때가 됐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오싹했다....ㅋㅋㅋㅋ
앞머리 커트해 주니 드디어 길에서 사람들이 딸이냐고 묻는다. 이전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왕자님이네~ 하거나 큰아이보고 아이고, 누나가 착하네! 했는데 이제는 딸 맞죠? 하고 물어본다 ㅋㅋㅋㅋㅋ캬캬. 나도 평생 예쁘다는 말보단 잘생겼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아들이냐 물어도 딱히 기분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앞머리 정리하고 인물이 사는 것 같아 좋다 ㅋㅋ
6개월 넘으니 이제 상호작용도 약간 되고 오동통하니 눈코입도 제자리를 찾고 약간의 기동력까지 얻으니 제법 사람 같아서 귀엽다. 다가올 엄껌시기를 알고 있어 오싹했지만 또 다가올 귀여움.. 여기서 끝없이 업그레이드될 귀여움.. 더 이상 귀여울 수 있을까? 했는데 36개월까지 쉬지 않고 더해지는 귀여움.. 알고 있기에 더 기대된다. ㅋㅋ 친구들이 8살까지도 귀엽다고 했으니 얼마나 행복할꼬.
작년 이맘때쯤 임신부일 때, 뛰노는 첫째를 보며 그래, 이 모습을 한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건 정말 인생에 있어 크나큰 축복이다 했던 게 생각난다. 그 마음 잊지 말고 감사하며 기대하며 하루를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