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뉴스 중 가장 놀라고 공감한 뉴스는 단연 ‘LG전자, 50세 이상 희망퇴직 실시’ 뉴스였다.
아니, LG가?
아니,LG전자가?
50세 이상부터 희망퇴직이라니…
사실 너무 놀랬다. 그래도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 최소 55세는 찍고 임금피크제라도 할 줄 알았고, 실제로 내 고향이었던 삼성화재도 그렇게 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55세도 아니고 50세구나 싶어서.
개인적으로는 장인어른께서 젊은 청춘을 LG전자에서 보내셨고, 기술자로서 자부심이 매우 크셔서 이런 기사는 더 슬프게 느껴졌다.
어제 마침 또 빅테크 미국 기업들이 1만 5천명 정도 감원한다는 기사가 나오니 이런 생각을 해봤다.
앞으로의 미래가 영화나 소설에서 나온 것 같이 디스토피아적으로 극단적인 거대기업만이 생존하고 개인은 이 거대한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전원 휩쓸리게 될까? 매트릭스에서 나온 건전지 같은 존재로만 남게될까?
아니면, AI라는 도구를 기반으로 개개인 그 자체가 강한 존재가 되어서 풀뿌리처럼 퍼져서 개별적인 상업, 거래등을 통해 생존하는 새로운 경제모델이 이뤄질까?
우선 최근에 한국에서 하고 있는 지방자치 모델을 생각해보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내년 6월에도 지방선거를 하지만,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고, 지방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 확립된 민주주의가 점차적으로 중앙집권적인 상태에서 지방분권으로 이양되고 있다. 물론, 아직도 대통령제라는 형태가 모든 실권을 쥐고 있다고 비판할 수 있지만 지난 30~40년간 끊임없이 민주주의는 풀뿌리처럼 개인단으로 퍼지고 옅어지고 넓어지고 있다고 느낀다.
오늘의 테마인 ‘풀뿌리 민주주의’로 부터 비롯된 이 사상이 AI발 파도로 인해 ‘풀뿌리 상업주의’로 이어질 수 있을까?
거대기업들이 AI의 효율 극대화를 체감하고 지속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솔로프러너(Solopreneur)라는 단어까지 유행하면서 1인이 모든일을 다 하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1인 혼자서 사업기획, 코딩(백엔드 서버/프론트 개발), 디자인, 마케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는 노코드 툴도 요즘 아주 유행하고 있는데 한층 더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풀뿌리 상업주의’라는 가설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이 일단 AI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어느정도는 이용하겠지만,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고객확보, 컨텐츠 제공, 유료결제, 고객관리까지 이것을 개인이 일관되게 제공할 수 있을 때 풀뿌리 상업주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블록체인이 유행한지 5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탈중앙화라는 형태는 당장 올 것 같지는 않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이 글을 올릴 곳이 브런치나 네이버블로그등의 SNS채널이 될 것이고, 여전히 고객홍보를 하려면 유튜브나 인스타를 이길 방법은 없고, 개개인의 플랫폼이 풀뿌리처럼 퍼져셔 플랫폼 의존도를 최소화하면서 가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미국에서도 1인 스타트업 비중이 2024년 35%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전년도 17%) 코딩경험이 전무했던 이스라엘 창업가가 1인 기업을 창업해 6개월만에 1,000억이상에 매각했다는 그런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절대 다수는 이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휩쓸려 갈 것이다. 피지컬 AI까지 득세하게 되면 공장노동자 역시 일자리를 잃게 된다. 이제는 지식사업 전문가, 육체노동 근로자 분야를 막론하고 AI에게 대체되는 것은 거대한 흐름이다. 내가 안정적으로 다니던 대기업은 나를 점점 짐으로 여기고 언제 어떻게 해고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시대에 AI를 이용해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최소한 지금 이 글을 읽는 이들은 솔로프러너가 되어야 한다. 내가 앞에서 이야기한 풀뿌리 상업주의는 분명 될 것이다. 그런데 모두가 거기에 올라탈 수는 없다. 지금 이 흐름을 이해하고 본인의 전문성, 업을 AI기반으로 더 꼼꼼하게 강하게 만든 사람이 바로 대상이 될 것이다.
기술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변화는 소수만이 가져간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소수’중 하나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