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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태욱 May 25. 2022

살모사

어미를 죽이고 태어나는 살모사.

그것이 그 동물의 어쩔 수 없는 근본이지만 사람들은 그 근본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인간 세계에서도 살모사와 같은 존재가 허다하다.

가난한 집안, 못돼 먹은 집안은 근본부터 부모를 말려 죽이는 불효자를 안고 키운다.


부모는 어디까지나 부모의 마음으로 자식을 사랑하지만

자식은 커갈수록 잘못된 교육으로 부모의 사랑에 역행하여 심한 불효자가 된다.


웬만한 나이가 되어 부모에 대한 불효가 자신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알고 도리를 지키려 해도

마음과는 다르게 불효한 행동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부모를 미워하고 학대하는 현실성만 강해진다.


사회생활에서 짓밟힘을 당하게 되고 헤어날 길 없는 비참한 가난에 피눈물을 내쏟게 되면

나이가 차도 원망은 의례히 부모에게 돌아가고 부모는 나이 찬 자식에게 전생의 죗값을 받기라도 하듯

순순히 고통을 당한다.


강춘송이란 인간 살모사.


늙은 나이에 돈벌이를 다니며 고생하는 홀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고,

무능한 제 자신을 탓하기는커녕 도리어 다 큰 자식 욕 먹이는 짓을 하고 다닌다며 늙은 어머니를 학대한다.


불효가 자신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알고

자신의 불효가 자기 자식대에 가서 다시 불효의 죗값을 치르게 된다는 이치를 절실히 깨닫고

도의심을 깊이 인식해도 밑바닥 인생의 근본적인 불효는 도저히 뿌리 뽑히지를 않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하찮은 밑바닥 인생의 씨앗 하나.

그 씨앗은 결국 그 씨앗대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악의 열매를 맺어간다.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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