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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림 Apr 12. 2023

백 분 토론의 추억

그리고 신해철

백 분 토론 천회…

나도 백 분 토론과 인연이 있다. 바로 체벌 관련 토론이었는데, 어릴 적 아버지가 대기업 자회사의 고위급으로 활동하다 또 오너로 중견기업을 운영하셔서 나는 상당히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지만 아버지의 정치의 꿈으로 인해 야당과 교류를 하기 시작하면서 회사는 한순간 부도처리되었다.


그때 내가 다니던 학교의 체육선생님이 계셨는데 나를 친 자식처럼 심지어 턱걸이를 하나도 못하는 학생이었는데 내 엉덩이를 자신의 손으로 들어 올려서 총 5개의 턱걸이를 하게 해 준 선생님이 계셨다.


뭐… 내 입장에선 졸라 무서운 선생이 잘해주니 너무 좋았고 또 존경까지 했었다.(왜! 너라면 안 그랬겠냐?)근데 아버지 회사가 부도나고 얼마 뒤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는데 이 선생님이 갑자기 달리던 나를 세우더니 패대기치곤 구둣 발로 밟았다. 이유가 뭘까… 머리가 그냥 띵 했다. 그래서 1975년 생인 내가 이 나이를 퍼먹고도 잊히지 않는 트라우마중에 하나가 바로 이 사건이다.


물론 믿고 싶다. 그는 정말 내가 달리기를 못해서 구둣발로 밟았고 절대 다른 이유가 없다고 말이다. 그리고 성인이 된 어느 날… 백 분 토론에 신해철이 나온다.


그리고 상대방 패널 중 체벌을 사랑의 매라고 주장하는 경력 20년 이상의 체육교사 분이 나왔다. 바로 그였다. 나를 사랑의 구둣발로 밟으셨던 그분. 그리곤 곧 신해철이 그를 말로 밟기 시작했다. 꼭 나를 위로라도 하 듯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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